전쟁 끝나면 증시 전고점 회복 … 방산·에너지서 기회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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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울머니쇼+

전쟁 끝나면 증시 전고점 회복 … 방산·에너지서 기회 찾아야

입력 : 2026.04.19 17:29

유영동 하나은행 전문위원

유영동 하나은행 전문위원

최근 고객 세미나, PB 대상 강의, 현장에서 만나는 VIP 손님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전쟁이 도대체 언제 끝날까요?"다. 나 역시 군사 전문가가 아니기에 해외 뉴스와 밀리터리 전문가들의 분석을 찾아보며 나름의 판단을 해보려 노력한다. 그러나 전쟁의 양상을 전망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지나고 보면 군사적 전망 역시 사후 편향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투자자 관점에서 전쟁을 바라볼 때 주목해야 할 점은 있다. 일반적인 증시 전략은 과거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지만, 변수 많은 시장에서는 적중률이 높지 않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전쟁'이라는 특수 상황에서는 이 단순한 공식이 나름대로 강한 힘을 발휘한다.

과거 북한의 연평도 포격이나 핵실험 당시에도 시장은 "이번엔 다르다"며 공포에 질렸지만, 결국 과거의 궤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전쟁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만큼은 과거를 반추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현재 국면은 2001년 9·11 테러 당시와도 닮아 있다. 예고 없는 충격이라는 점, 고점 대비 약 20% 하락 후 기술적 저점을 형성했다는 점이 유사하다. 당시에도 급락 이후 빠른 반등이 이어졌다. 이는 전쟁이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을 키우지만, 결국 시장은 '유동성'과 '기업 이익'이라는 본질로 회귀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제 우리는 전쟁 자체보다 전쟁 이후의 변화에 집중해야 한다. 코로나는 예측이 어려운 영역이었지만, 이번 전쟁은 상대적으로 시나리오를 그리기 쉽다. 이번 전쟁 역시 세계의 지형도를 완전히 바꿀 세 가지 변곡점을 만들 것이다.

첫째, 안보는 '각자도생'의 시대다. '미국이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는 기존의 신뢰는 약해지고 있다. 미국은 이미 '피벗 투 아시아(Pivot to Asia)' 전략을 추구하며 유럽보다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파트너(일본, 인도 등)를 훨씬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전쟁 이후 유럽 국가들은 안보 불안 속에서 국방비를 대폭 늘릴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 한국 방산의 기회가 창출된다. 미국 무기체계에만 의존하다가는 언제든 전략적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는 학습 효과는 향후 오랜 기간 K방산의 장기 호황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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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에너지 믹스의 대대적 전환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각국은 화석 연료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사실을 공유하게 됐다. 다가올 11월 선거에서 '트럼프 넥스트'를 대비하는 시장의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그동안 억눌렸던 2차전지, 태양광, 풍력,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은 '에너지 안보'라는 명확한 명분을 얻으며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

셋째, 전장의 기술화다. 드론과 인공지능(AI)이 실제 전장에서 활용되며 전쟁의 방식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가성비 높은 드론 군집이 수조 원짜리 항공모함을 위협하고, AI가 최적의 포격 지점을 결정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이 모든 첨단 무기체계의 두뇌 역할을 하는 것은 결국 반도체다.

지금까지 국방 수요는 미미했지만, 각국이 앞다퉈 AI 군비 경쟁에 뛰어들고 군용 로봇과 자율주행 전차를 도입하면 우리가 그간 계산에 넣지 않았던 '디펜스 메모리'라는 거대한 수요가 창출될 수 있다.

결국 지금 우리가 봐야 할 것은 전쟁의 현재가 아니라 미래다. 우리는 이미 여러 번의 위기를 경험했고, 그때마다 시장은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냈다. 이번 역시 다르지 않을 것이다. 전쟁이라는 불확실성 속에서도 결국 시장은 눈앞의 공포가 아니라 그 공포 이후에 형성될 새로운 세계를 먼저 반영하며 움직이기 때문이다.

[유영동 하나은행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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