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뉴진스가 28일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전속계약 해지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진스는 소속사 어도어와의 전속 계약을 29일 자정부터 해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소속사 어도어와 첨예한 갈등을 빚어온 걸그룹 뉴진스가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연 데 이어 29일 시정 요구에 대한 어도어의 답변을 모두 공개하는 등 전속계약 해지를 위한 ‘초강수’를 두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뉴진스의 5명 멤버는 29일 오전 자신들이 보낸 내용증명에 대한 어도어의 회신 내용을 공개했다. 어도어 김주영 대표이사를 발신자로 전날 발송된 회신은 ‘11월 13일자 내용증명우편에 대한 회신’이라는 제목으로 각 멤버들을 수신자로 한다.
해당 문서에는 뉴진스가 앞서 어도어에 요구한 6가지 시정 사항에 대한 상세 답변이 담겼다. 뉴진스는 13일 어도어에 ▲민희진 전 대표의 어도어 복귀 ▲‘뉴 버리고 새 판 짠다’는 내용의 하이브 내부 문건 수정 및 조치 ▲멤버 하니에 대한 ‘무시해’ 발언 공식 사과 ▲뉴진스 고유 작업물에 대한 보호 등의 요구사항을 담은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어도어는 답변서를 통해 각 항목에 대한 조치 및 진행 사항을 밝히는 동시에 “전속계약은 아티스트 데뷔일로부터 7년이 되는 2029년 7월 31일까지 유효하다”고 짚었다.
그룹 뉴진스가 28일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전속계약 해지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진스는 소속사 어도어와의 전속 계약을 29일 자정부터 해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들의 핵심 주장은 뉴진스의 연예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 했지만, 그것이 “아티스트가 원하는 특정 방식이 아니었거나 주관적인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해서 이를 전속계약 위반이라 할 수 없다”는 점이다.
또 어도어는 “내년 활동 계획 수립을 위해 필요한 아티스트와의 면담이 성사되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으나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이렇게 전개된 것에 대해 매우 슬픈 심정”이라고 적었다. 이어 “법률적으로만 본다면 어도어가 전속계약 해지를 당할 정도의 위반을 했는지 아티스트의 이번 시정 요구가 아티스트의 주장대로 전속계약 해지를 전제로 한 시정 요구에 해당하는지는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룹 뉴진스가 28일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전속계약 해지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진스는 소속사 어도어와의 전속 계약을 29일 자정부터 해지하겠다고 발표했다. 뉴진스 해린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항목별로 어도어는 ‘뉴 버리고 새로 판 짜면 될 일’이라는 하이브 내부 주간리포트 문건에 대해서는 “뉴진스와 매번 비교되는 카테고라이징을 버리고” 함께 언급된 걸그룹이 “별도의 자기 영역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작성자의 아이디어”일 뿐이며, “하이브에서 아티스트를 버려야 한다는 취지가 전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이브 계열사인 빌리프랩 매니저가 하니를 향해 ‘무시해’라는 발언을 한 것도 “법무법인에 빌리프랩 입장문으로 인한 명예훼손 성립 가능성에 대한 검토를 의뢰했으나 명예훼손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적었다.
그룹 뉴진스가 28일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전속계약 해지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진스는 소속사 어도어와의 전속 계약을 29일 자정부터 해지하겠다고 발표했다. 뉴진스 하니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민희진 전 대표의 복귀 문제에 대해서는 “이사회의 경영 판단의 영역”이라면서도 “뉴진스와 어도어 사이에는 아티스트의 연예횔동을 위해 체결된 계약이며, 아티스트 전속계약 종료될 때까지 어도어의 대표이사가 특정인으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은 전속계약 내용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어도어는 문서 말미에 “내용증명으로 오해가 풀리길 진심으로 희망한다”면서 “직접 대면해 충분히 협의, 소통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해달라”고 호소했다.
다만, 뉴진스 멤버들은 전날 밤 개최한 ‘전속계약 해지 긴급 기자회견’에서 해당 답변에 대해 “시간 끌기 식의 회피성 답변일 뿐이다. 말장난에 불과하며 개선에 대한 아무런 의지를 보지 못했다”며 29일 0시 이후 전속계약 해지할 것임을 주장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