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소미 SNS
전소미가 이탈리아 코모의 수영장에서 등을 보이며 건넨 건, 거부할 수 없는 여름 인사였다.
“나는 지금 비키니 입고 쉬고 있는데, 너는 어때?”
이 한 장의 사진으로 한국의 월요일은 살짝 멘붕에 빠졌다.
물에 젖은 머리는 ‘지금 막 다이빙했지만 립글로스는 건재’라는 느낌이고, 투명한 잔에 담긴 음료는 ‘이건 칵테일이 아니라 여유야’라고 말하는 듯하다.
선글라스는 눈부신 햇살을 막으면서도, “내 시선은 코모 호수보다 넓다”는 무언의 선언으로 들린다.
사진 속 전소미는 등을 돌린 채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다.
몸은 물속에, 시선은 햇살 너머에, 기분은 오늘이라는 하루에 걸쳐 있다.
수영장 물이 가볍게 허리 아래를 감싸고 있고, 그 위로 젖은 머리카락이 자연스럽게 흐른다.
모든 것이 아무렇지 않게 흘러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매우 섬세한 포착으로 이 한 장의 사진이 완성됐다.
전소미는 자연광을 몸에 입고, 투명한 음료를 손에 들고, 조용히 여름을 미리 열고 있다.
이 사진을 보며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엘리오가 수영장에 앉아, 그 여름을 온몸으로 기억하던 장면.
그곳도 이탈리아였고, 햇살은 그때도 무심히 아름다웠다.
이 사진을 보며 딱 한 가지 생각만 들었다.
“아, 일단 구글 항공권부터 켜보자.”
이 사진은 패션도, 스타일도 넘어, 도망치고 싶은 우리들 마음의 캡처본이다.
비현실적 아름다움에 의한 예의 바른 테러다.
그리고 우린 기꺼이 당했다.
PS.
이번 주 월요일은 전소미가 선점했습니다.
다음 주도 예약하셨다면, 제발 미리 알려주세요.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