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16조 원이 넘는 유산을 물려받고도 검소한 삶을 이어가고 있는 언론인이자 자선가 미치 퍼듀(Mitzi Perdue·84)의 삶이 주목받고 있다.
그는 사설 전세기 대신 이코노미석, 고급빌딩 대신 평범한 아파트, 명품 대신 중고 의류와 구두 수선을 택하며 ‘진짜 삶’을 실천하고 있다.
검소함으로 빛나는 상속녀
16일 미국 경제지 포춘(Fortune)에 따르면, 쉐라톤 호텔 창업자 어니스트 헨더슨의 다섯째 딸인 퍼듀는 막대한 자산에도 소박한 삶을 살고 있다. 공립학교를 거쳐 하버드대학교를 졸업한 그는 26세에 아버지의 사망으로 쉐라톤 호텔 지분을 상속받았다. 이후 ‘치킨 왕’으로 불린 퍼듀 농장 회장 프랭크 퍼듀와 결혼하며 또 다른 대규모 유산을 물려받았다.
두 기업의 자산 가치는 현재 약 22조 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퍼듀는 이 모든 부에도 불구하고 절제된 삶을 살고 있다. 14년째 메릴랜드 솔즈베리의 중산층 아파트에 거주하며, 일상에선 지하철로 이동한다.출장 때도 항상 이코노미석을 선택하며, “전세기만 타고 다녀선 보통 사람의 삶을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그는 명품 대신 중고 옷을 즐겨 입고, 망가진 구두는 수선해서 신는다. “가족 누구도 사치를 좋아하지 않았다. 디자이너 옷을 입어도 칭찬은 못 받는다”고 말했다.
언론인·자선가로 쉼 없는 행보…‘행복은 타인을 위한 삶에서’
퍼듀는 단순한 상속녀가 아니다. 과거 언론인으로 활동했고, 2022년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현장을 직접 취재하기도 했다. 남편에게 받은 약혼반지를 120만 달러(약 16억 원)에 팔아 전쟁 피해자를 위한 인도주의 기금으로 기부한 바 있다.
현재는 전쟁 트라우마 치료를 위한 인공지능(AI) 상담 프로그램 개발에도 참여 중이다.
퍼듀는 “행복해지고 싶다면, 다른 사람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라. 불행해지고 싶다면, 다른 사람이 나에게 무엇을 빚졌는지를 생각해보라”고 전했다.
그는 “공허함은 대형 요트나 실크 잠옷으로 채울 수 없다”며 “모든 것을 소비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다. 다음 세대를 위해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퍼듀의 삶은 단순한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수세대에 걸쳐 이어진 가족 철학의 산물이다. 헨더슨 가문, 그리고 퍼듀 가문은 모두 성실함과 자선을 중심으로 100년 가까이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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