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석 혁신정책담당관실 서기관
실시간 익명 대담 시스템 직접 개발
용역비 8천만원 절감...“즉시 수정은 강점”
세제·국고실 행정 자동화 시제품 준비 중
“예산 절감 넘어 업무 패러다임 전환”
“간부들이 AI 직접 써봐야...업무 바뀌어”
“인공지능(AI)을 직접 써봐야 어디까지 가능한지, 어떤 제약이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직원뿐 아니라 간부들도 경험해야 업무 방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금석 재정경제부 기획조정실 혁신정책담당관실 서기관(행시 56회·42세)은 최근 부총리와 직원들 간 소통을 돕는 실시간 AI 시스템을 직접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이 서기관은 21일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저연차 직원일수록 공개 석상에서 발언하는 데 심리적 부담이 크다”며 “AI를 활용해 익명성을 보장하면서도 다양한 의견이 자연스럽게 나오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 서기관이 개발한 시스템은 지난 20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취임 1주년을 기념한 타운홀미팅에서 처음 공개됐다. 클로드(Claude)를 기반으로 한 AI 시스템을 통해 익명으로 질문과 건의사항을 올리고, 실시간 투표를 통해 의견을 모으는 방식이다. 민원성 건의는 AI가 강한 어조의 ‘매운맛’ 표현으로 바꿔 보여주는 기능도 넣어 행사 집중도를 한층 높였다.
이 서기관은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일반 직원들처럼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 3월 기획조정실로 발령받은 이후 AI 교육 업무를 새롭게 맡으면서 AI 공부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그는 “‘내가 모르면 홍보도 못하겠다’는 생각에 5월 태안 연수원에서 열린 재경부 4박5일 단기 집중교육을 직접 들었다”며 “바이브 코딩을 직접 경험하기 전까지는 이런 환경이 펼쳐질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AI 활용을 주변에 적극 홍보하고 다니며 ‘AI 전사’, ‘부총리의 오른팔’이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한다.
타운홀미팅 익명 시스템도 그 경험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이 서기관은 지난달 말부터 행사 준비와 본업을 병행하며 아이디어를 구체화했고, 클로드를 활용해 프로그램을 직접 구현했다. 이 서기관은 “외주를 맡겼다면 최소 3000만~5000만원, 많게는 8000만원 수준의 용역 비용이 들었을 프로그램”이라며 “직접 개발하니 원하는 기능을 즉시 수정·보완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재경부 AI 학습동아리 ‘AX집현전 2.0’의 총괄간사도 맡고 있다. 현재 약 20명의 직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각 실·국으로부터 AI 활용 아이디어를 받아 시제품을 개발하는 작업을 준비 중이다. 이 서기관은 “세제실 소속일 당시에도 세법 개정과 관련된 인용 조문 개정을 편하게 하기 위해 AI를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란 구상을 했다”며 “현재 세제실과 국고실 등에서도 여러 아이디어를 주고 있어 시제품을 만들어보려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 서기관은 앞으로 AI 확산의 핵심은 기술보다 조직문화라고 강조했다. 그는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도 중요하지만 공공부문 AI 혁신은 기관장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위에서 AI 교육과 활용을 적극 독려해야 아래에서도 자연스럽게 혁신이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과 총리, 부총리 모두 AI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만큼 지금이 공공부문 AI 혁신이 가장 빠르게 확산될 수 있는 시기”라고 덧붙였다.
재경부 AI 자문위원인 박승훈 오마주AI 대표는 재경부 타운홀미팅에 대해 "거북할 수 있는 대화를 부드럽고 위트 있게 바꾸고, 인간관계를 파괴하지 않으면서 진심을 꺼내놓게 했다"며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인간을 잇는 다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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