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한 푼이 아쉽다”…중고시장서 달력 거래 줄이어
체감경기가 빠르게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 탄핵 등 정치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서민들이 발버둥 치고 있다.
중고시장에서는 달력까지 거래되고 있다.
16일 당근마켓과 중고나라 등 중고 거래 플랫폼에 따르면 1000원부터 시작해 최고 5만원까지 다양한 2025년도 달력들이 거래되고 있다.
무료로 나줘 주는 달력이 아니라 이제는 돈을 주고 사야하는 분위기다.
매년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은 은행권 달력이다. ‘은행 달력을 걸어 두면 재물 복이 들어온다’는 속설 때문.
누적된 고물가, 고금리로 서민들이 피로감의 커진 데다 이런 속설까지 더해지며 은행권 달력은 다른 권역에서 만든 것보다 인기다.
발권력을 가진 한국은행은 그 상징만큼이나 달력도 귀한 대접을 받는다.
지난 11일 당근마켓에서 한국은행 탁상 달력과 수첩, 다이어리 세트는 2만9000원에 거래됐다. 같은 구성을 5만원에 올려놓은 것도 확인된다.
한국조폐공사가 발행하는 달력도 인기다. 실제 돈과 주화 이미지를 바탕으로 제작해 재물 복을 상징하듯 직관적이고 특별한 달력으로 여겨진다.
때문에 매년 이맘때 조폐공사 달력을 구하는 방법에 대한 게시글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올라오기도 한다.
시중은행의 달력은 탁상용은 1000~2000원, 벽걸이용은 5000~1만원 내외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달력이 돈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챈 일부에서는 한 사람이 여러 달력을 거래하는 모습도 보인다.
달력 품귀 현상은 경기 상황과 직결된다. 경기가 좋은 때는 기업들이 연말연시 인사를 하면서 거래 고객 등에 나줘 줄 달력을 많이 제작하는 만큼 남는 물량도 많다. 반대의 상황에서는 달력 부족 사태가 발생한다.
직장인 A씨는 “경기가 좋은 때는 회사에서 만든 달력이 남아 돌았다”며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달력 재고가 부족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