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만점’ 플랜카드 들고, 간식꾸러미 나눔
차분한 분위기 속 가족·지인 위주 응원 나서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는 14일 오전 8시께. 서울 용산고등학교 정문 앞에 수험생 선배들을 응원하는 배문고 학생들의 “화이팅” 소리가 울려 퍼졌다.수험생이 정문으로 다가오면 교복을 입은 후배들은 선배들 손에 쉬는 시간에 먹을 수 있는 간식 꾸러미를 쥐여주거나 손을 마주치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동이 채 트기 전인 이날 오전 5시30분부터 응원 자리를 잡았다는 배문고 부학생회장 장동현(17)군은 “그동안의 노력을 모두 이번 수능에서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며 응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오전 뉴시스가 찾은 서울 용산고, 여의도여고, 경복고, 금옥여고, 반포고, 광남고 앞에는 수험생들이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기원하는 응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용산고 앞에서 만난 배문고 상담교사 최진아씨는 “아이들이 공부하는 걸 가까이서 지켜봤더니 나도 함께 떨린다. 시험을 잘 쳤으면 하는 마음이 아이들에게도 전달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부모들도 응원단을 꾸려 수험생들을 응원했다.
고교 1학년 자녀를 두고 있다는 황성순(48)씨는 “아이들이 준비한 만큼 결과가 나와서 가고픈 대학에 갔으면 좋겠다”며 수험생과 응원 온 재학생들에게 따뜻한 코코아와 보리차를 건넸다.
1~2년 후면 자신들도 이곳에서 수능을 치른다는 생각에 긴장된다는 학생들도 있었다.배문고 2학년 이지한(16)군은 “2년 전까지만 해도 나한텐 수능날이 그냥 ‘빨간 날’이었다”며 “시간이 흘러 수험생이 됐다는 생각에 감회가 새롭다”고 전했다.
이날 응원은 가족과 지인 위주로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이뤄지는 곳이 많았다.
광남고 앞에서 만난 학부모 박은경(49)씨는 교문을 통과한 딸을 가리키며 “딸이 아까 울었다. 뒷모습을 보니 딸이 갑자기 어리게 느껴졌다. 침착하게 시험을 치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둘째 딸을 금옥여고 시험장에 들여보낸 오모(50)씨는 “짠한 마음이 있다. 이렇게 좋은 가을날 놀지도 못하고 다른 아픈 가족을 배려하기도 했다. (자녀에게) 편하게 시험 치라고, 힘든 것들은 잘 넘기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반포고 앞에는 어린 학생들이 “잘 찍고 잘 풀고 잘 붙어” “수능 대박 기원, 화이팅”이 적힌 팻말을 들어 수험생의 기운을 북돋았다.한편 14일 오전 8시40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전국 85개 시험지구 1282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올해 수능에 원서를 낸 수험생은 지난해보다 1만8082명 늘어난 52만2670명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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