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산다는 건 무엇일까. 지구가 돌고, 매일 해가 뜨고 지며 언제가 끝일지 모르는 그 하루하루를 잘 살아낸다는 건 인류에게 주어진 지극히 사적이고 무한한 숙제다.
누구나 ‘웰빙(wellbeing)’이라는 단어를 쓰는 지금, 어쩌면 ‘잘 살아야 한다’는 강박이 스트레스의 근원이 되고 있진 않을까. 매년 글로벌 웰빙 리포트를 발표하는 브랜드 룰루레몬은 한국을 포함해 15개국의 웰빙지수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건강하게 잘 살아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오히려 삶의 질이 개선되지 않는 ‘웰빙 번아웃’을 올해 키워드로 제시했다. 웰빙을 위해 운동하고, 건강한 음식을 챙기고, 잠을 충분히 자고, 스트레스를 덜 받으며, 여행 등 여가 생활을 게을리하지 않는 노력이 현대인에게 또 다른 족쇄이자 감옥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웰빙을 위해 무언가를 또 해야만 하는 우리에게 진정한 웰빙은 무엇일까. 세계 정신건강의 달 10월을 맞아 신체적 건강을 넘어 정신의 웰빙에 이르는 방법을 탐구했다. 미국 예일대에서 명상 지도자로서 최고 권위를 가진 존 카밧진 매사추세츠대(MIT) 의대 명예교수와 진우스님이 만나 나눈 이야기, 룰루레몬이 아시아 지역을 대표해 서울 삼성동 코엑스와 가회동 휘겸재에서 진행한 ‘Together We Grow(함께, 더 큰 성장을)’ 전문가 세션에서 나온 목소리를 전한다.
잘 산다는 것엔 정답도, 해답도 없다. 하지만 삶이 변곡점을 맞는 순간마다 흔들리지 않고 나를 지키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하루 24시간 중 단 5분. 눈을 감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호흡과 함께 떠나보내는 것. 그렇다고 마음속 고통이 사라질 리 없겠지만, 적어도 마음을 짓누르는 것을 이겨내는 마음의 근육은 키울 수 있지 않을까. 남들처럼 잘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내가 행복한 순간이 언제인지 예민하게 알아채고 작은 실천을 하는 일. 거창한 목표를 설정해 도달하길 바라기보다 삶의 작은 파도들을 무사히 넘을 때 우리는 더 강해지고 단단해질 수 있다.
마음을 다스려 건강한 정신과 평정을 유지하는 일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개인적인 영역이다. 하지만 누군가와 함께할 때 명상의 에너지는 그 파장이 더 커진다. 많은 사람이 함께 걷고 땀 흘리며 명상하는 이유다.
김보라 기자·뉴욕=신연수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