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58% 올랐는데 올해 더?…美 증시 'AI 우등생'들 미래는 [이시은의 투자고수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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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58% 올랐는데 올해 더?…美 증시 'AI 우등생'들 미래는 [이시은의 투자고수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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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혁 씨스퀘어자산운용 대표. /사진=이시은 기자

최종혁 씨스퀘어자산운용 대표. /사진=이시은 기자

“향후 3년은 ‘매그니피센트7(M7)’보다 중소형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SW)의 시대가 될 것입니다.”

최종혁 씨스퀘어자산운용 대표는 2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연이은 미 증시 랠리로 대형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에 경계령이 내려졌지만, AI ‘메가트렌드’는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2002년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에서 경력을 시작한 최 대표는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을 거쳤다. 2016년부턴 헤지펀드 자산운용사 씨스퀘어자산운용을 창업해 현재까지 대표직을 맡고 있다. 대표 주식형 롱숏펀드의 누적 수익률은 지난 8년간 141%, 누적 MDD(전고점 대비 최대 하락률)은 –10%에 불과하다.

앱러빈·팰런티어…AI 훈풍에 올해도 '맑음'

그는 투자자들이 장기적으로 달러 자산을 늘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가 글로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6%였다. 2015년 2%대에서 줄곧 하락했지만, 앞으로는 이보다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 대표는 “GDP 비중 감소는 결국 원화가 가지는 힘이 약해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작년 계엄 사태 이후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과 함께 1430원대로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다. 하지만 그는 “궁극적으로 근로자 소득 증가는 줄고 달러 대비 원화는 약세를 띨 수밖에 없다”며 “장기 성장성 있는 주식을 통해 달러 자산을 보유하지 않는 개인은 투자 수익을 늘리기가 점차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최 대표는 올해 미 증시 투자 난도가 지난해와는 다르다고 짚었다. 주요 지수의 신고가 경신과 함께 찾아온 폭넓은 범위의 상승장 대신 종목별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함께 법인세 인하, 규제 완화 등 기대감으로 그간 증시를 일으킨 AI 하드웨어 대형주들이 비싸진 상황”이라며 “올해부터 2~3년은 이런 하드웨어를 통해 매출을 일으키는 AI 기반 광고,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플랫폼 업체들 도약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바일 마케팅 업체 앱러빈(광고), AI 방산 대표주자 팰런티어(SaaS), ‘미국판 배달의민족’ 도어대시(B2C) 등은 2023년과 지난해에 걸쳐 순이익률이 흑자 전환한 대표적 ‘턴어라운드’(실적 개선)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최대 758%까지 상승한 종목들이지만 실적 추정치는 올해와 내년까지 계속 상향 조정되고 있다.

내수주 중 시장 1위 업체를 위협하는 중소형주도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온홀딩스와 데커스아웃도어(호카)는 나이키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최 대표는 “나이키가 온라인과 과거 잘 팔린 제품에 집중하는 동안, 이들은 러닝 트렌드에 빠르게 올라타고 오프라인 매장 전략을 정비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반년간 나이키 주가는 2.26% 떨어졌다. 같은 기간 온홀딩스와 데커스아웃도어는 각각 47.73%, 45.34% 올랐다. 스타벅스에 도전장을 내민 더치브로스도 관심 있게 살피고 있다. 공간을 파는 스타벅스와 반대로 드라이브 스루 매장 전략을 내세운 기업이다. 최근 반년간 주가 상승률은 51.85%에 달한다. 카바(유기농 그릭 제품), 스프라우트(로컬 재료 기반 마켓) 등 없던 산업군을 개척한 내수 업체들도 주시하고 있다.

"美 중소형주, 실적 안 따지만 무한 손실"

최종혁 씨스퀘어자산운용 대표. /사진=이시은 기자

최종혁 씨스퀘어자산운용 대표. /사진=이시은 기자

그는 미 중소형주에 투자할 땐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반복해서 강조했다. 주가 상방에 제한이 없는 만큼, 하방에도 제한이 없는 것이 미 증시라고 했다. 최 대표는 “여기에 시가총액 규모도 작으면 손실이 일순간 커질 수 있다”며 “반드시 벌어들인 이익과 앞으로의 실적 추정치 증가율을 따져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기준 없이 호재만을 기대하며 투자할 경우, 최근 양자컴퓨터 관련주들에 투자한 이들처럼 마음고생하기 쉽다고 했다. 그는 “양자컴퓨터 관련주와 AI SW 기업들 차이도 결국 실제로 돈을 버는지 여부”라는 설명이다. 미 증시 양자컴퓨터 대표주인 아이온큐는 이달 들어 22% 올랐다가 하루 만에 39% 급락을 겪는 등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포트폴리오에 내수주가 많은 이유도 중소형주 투자에서 안정성을 덧대기 위해서라고 했다.

해외 자산에 대한 구축이 완료됐다면, 올해는 국내 증시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좋다고 했다. 최 대표는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악재가 반영돼 더 나빠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증시 침체 속에서 투자 피난처 역할을 한 조선·방산·K푸드·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관련주들을 향한 쏠림 현상은 계속된다고 전망했다. 최 대표는 “어느덧 투자자들에게 너무나 익숙해진 증시 대표 투자처들이지만, 올해 기타 업종의 성장세가 저조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수급이 더 몰릴 가능성이 크다”며 “새로운 종목 발굴보다는 기존에 잘 알려진 주도주 중심 투자가 유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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