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어진 머리와 콧등에 상처가 생긴 펩 과르디올라 감독. 사진=UEFA, BBC |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연승, 무패가 익숙했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계속된 무승에 괴로움을 드러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는 27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5차전 안방 경기에서 황인범이 속한 페예노르트(네덜란드)와 3-3으로 비겼다.
3골 차로 앞서가던 맨시티는 후반 30분부터 연달아 3골을 내주며 쓰라린 무승부를 기록했다. 2승 2무 1패를 기록한 맨시티(승점 8)는 대회 36개 팀 중 15위에 머물렀다. 최근 리그에서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에 0-4로 지는 등 공식 대회 5연패에 빠져있던 맨시티는 무승도 6경기(1무 5패)로 늘었다.
후반 중반까지만 해도 맨시티의 승리를 의심하는 시선은 없었다. 맨시티는 전반 44분 엘링 홀란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앞서갔다. 후반 5분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일카이 귄도안의 추가 골이 터졌다. 3분 뒤에는 다시 홀란이 골 맛을 보며 기나긴 연패를 끊는 듯했다.
후반 30분부터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맨시티 요슈코 그바르디올의 애매한 백패스 끊어낸 페예노르트의 아니스 하지무사가 만회 골을 넣었다. 후반 37분에는 산티아고 히메네스가 한 골 더 보태며 경기는 알 수 없는 흐름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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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양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후반 44분 이고르 파이상이 무리하게 뛰쳐나온 맨시티 수문장 에데르송을 제치고 크로스를 올렸다. 쇄도하던 다비드 한츠코가 빈 골대에 마무리하며 극적인 무승부가 나왔다.
경기 후 과르디올라 감독은 “정신적인 문제인지 모르겠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경기가 3-0으로 잘 진행되고 있었으나 우리가 안정적이지 못해서 많은 골을 내줬다”라며 “두 번째 골까지 허용하면서 어려워졌다”라고 돌아봤다.
최근 유럽 축구계는 맨시티가 주도해 왔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4연패를 이뤘고 2022~23시즌에는 UCL, EPL,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을 싹쓸이하며 트레블을 달성했다. 하지만 부진이 계속되자 맨시티 팬들은 이날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팬들은 과거의 성공을 기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의 승리를 보려고 경기장에 온다”라며 “원정 경기에서 대단한 응원을 보여주는 우리 팬들은 감정을 표현할 권리가 있다”라고 말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 사진=AFPBB NEWS |
한편 인터뷰에 나선 과르디올라 감독의 콧등에는 상처로 인한 출혈이 발생했고 머리도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얼굴을 감싸 쥐다가) 내가 손톱으로 낸 상처”라며 “자해하고 싶었다”라고 스트레스를 밝혔다.
끝으로 과르디올라 감독은 “우린 회복하고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라며 “오늘처럼 이기지 못하면 어려워진다”라고 심각성을 전했다.
긴 부진에 빠진 맨시티는 내달 2일 영국 안필드에서 리버풀과 격돌한다. 리버풀(승점 31)은 올 시즌 10승 1무 1패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맨시티(승점 23)는 리버풀에 이은 2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