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캉스, 호캉스(호텔에서 보내는 휴가)를 지나 이젠 '절캉스'다. 고요한 산사에서 1박2일을 보내며 번뇌를 비워내고 사찰 생활을 체험하는 '템플스테이'가 MZ세대 사이에서도 인기다.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이 다녀간 강화도 보문사, 여수 향일암, 김천 직지사 등 K팝 세계화를 타고 사찰도 유명세다. 그런데 막상 떠나려고 보면 전국에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는 사찰만 150개가 넘는다. 어느 절로 떠날지 고민하는 이를 위해 이 책이 나왔다.
매일경제 여행전문기자이자 톡톡 튀는 말발·글발을 자랑하는 저자가 오랜 시간 직접 순례하며 살핀 템플스테이 프로그램 50개를 엄선했다.
이색적이면서도 인기 있는 프로그램 위주로 각 사찰의 연혁과 역사를 두루 설명한다. MBTI별, 계절별 어울리는 프로그램도 추천도 있다. 성격 급한 관리자 유형 ESTJ라면 도심 속 지하철로 갈 수 있는 진관사나 조계사를, 평소 내성적이다가도 극한의 모험을 즐기는 ISTP라면 경주 골굴사의 선무도 체험을 추천한다. 물론 추천은 어디까지나 재미로 보면 된다. 마음 가는 대로 가도 사찰엔 느끼고 채울 것이 많다.
템플스테이라고 명상만 하는 건 아니다. 충남 서산 보원사는 등산과 캠핑을 결합한 이른바 '캠플스테이'를 2023년 선보였다. 참가자들은 하이킹을 하면서 산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고, 보원사지 오층석탑이 한눈에 보이는 잔디밭 텐트에서 지낸다. 기차 여행과 템플스테이를 결합한 '템플트레인'도 이색적이다. 코레일관광개발과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지난 6월 선보인 이벤트로, 충북 영동의 '반야사', 충남 금산 '신안사' 등 명사찰을 돌아보는 하루 코스에 무려 300여 명이 몰렸다.
이 밖에 책에는 일상 속 불교 용어, 템플스테이 기본 예절 등 부록까지 알차다. 사찰의 분위기를 미리 볼 수 있는 다양한 사진, 한 페이지에 요약한 각 프로그램 정보, 예약 화면으로 바로 넘어갈 수 있는 QR코드 등도 풍부하게 담았다.
[정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