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허 찌른 메시의 발끝… 월드컵 2연패, 한 걸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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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잉글랜드 꺾고 결승 진출
후반 40분 송곳패스로 동점골 돕고
막판 오른발 크로스 역전 이끌어
메시, 3번째 MVP-첫 득점왕 노려
‘제2 메시’ 야말과 우승 놓고 격돌

리오넬 메시가 16일 잉글랜드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극적인 2-1 역전승을 거둔 뒤 엔소 페르난데스의 목말을 타고 기뻐하고 있다. 메시는 이날 도움 2개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페르난데스는 0-1로 뒤지던 후반 40분 메시의 패스를 받아 동점 골을 터뜨렸다. 마이애미=AP 뉴시스

리오넬 메시가 16일 잉글랜드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극적인 2-1 역전승을 거둔 뒤 엔소 페르난데스의 목말을 타고 기뻐하고 있다. 메시는 이날 도움 2개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페르난데스는 0-1로 뒤지던 후반 40분 메시의 패스를 받아 동점 골을 터뜨렸다. 마이애미=AP 뉴시스

“우리 팀은 하나로 뭉치기 시작하면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무서운 힘을 발휘한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의 말처럼 아르헨티나가 또 한 번의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를 썼다. 아르헨티나는 16일 미국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경기 막판 두 골을 몰아치며 2-1로 역전승했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10분 잉글랜드 앤서니 고든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정규 시간 종료 5분 전까지 패색이 짙었던 아르헨티나의 반격은 메시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메시는 잉글랜드가 리드를 지키기 위해 페널티박스 안에 많은 수비수를 배치하자 측면으로 이동해 팀 공격의 물꼬를 텄다. 그는 날카로운 패스로 후반 40분 엔소 페르난데스의 중거리슛 동점골을 도운 데 이어 후반 추가시간엔 평소 잘 사용하지 않는 오른발로 크로스를 올려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의 헤더 결승골에 도움을 추가했다.

이날 도움 2개를 추가한 메시는 자신이 보유한 월드컵 개인 통산 최다 도움 기록을 12개로 늘렸다. 북중미 월드컵 득점 순위에선 1위로 올라서며 개인 첫 골든부트(득점왕) 획득에 한발 더 다가섰다. 이날 현재 킬리안 음바페(프랑스)와 나란히 8골을 기록 중인 메시는 도움 수(4개)가 음바페(3개)보다 많아 1위에 자리했다.

39세의 나이에도 이날까지 전 경기(7경기)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팀을 결승으로 이끈 메시는 골든볼(최우수선수) 레이스에서도 가장 앞서 있다. 아르헨티나가 준우승을 한 2014년 브라질 대회, 정상에 오른 2022년 카타르 대회 때 골든볼을 수상해 이 부문 수상 횟수 1위인 메시는 통산 세 번째 수상을 노린다. 리오넬 스칼로니 아르헨티나 감독은 잉글랜드의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진 경기 막판에 대역전극을 만들어 낸 것에 대해 “상대가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우리 선수들은) 피 냄새를 맡고 달려든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는 메시의 지휘 아래 이집트와의 16강전에서 두 골을 뒤지다가 경기 종료 직전 3-2로 역전승했고, 스위스와의 8강전에서도 연장 접전 끝에 3-1로 승리하는 등 매 경기 명승부를 연출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20일 미국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무적함대’ 스페인과의 결승전에서 대회 2연패이자 통산 네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역대 월드컵에서 2연패에 성공했던 국가는 이탈리아(1934, 1938년)와 브라질(1958, 1962년)뿐이다. 이번 대회 결승전은 남미와 유럽 축구 챔피언 간의 맞대결이기도 하다. 아르헨티나는 2024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아메리카)에서, 스페인은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에서 각각 우승했다. 두 대륙 챔피언은 3월 ‘남미축구연맹-유럽축구연맹 컵 오브 챔피언스(피날리시마)’에서 맞붙을 예정이었다. 이 대회 장소는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이었다. 하지만 불안한 중동 정세 여파로 대회가 취소됐다. 아쉽게 무산됐던 ‘빅 매치’가 월드컵 결승전에서 다시 성사된 것이다.

‘19년 전 인연’ 야말 목욕시키는 메시
2007년 당시 스무 살이던 리오넬 메시(왼쪽)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자선 캘린더 촬영 행사에서 생후 5개월이던 라민 야말(스페인)을 그의 어머니 셰일라 에바나 씨와 함께 목욕시키고 있다. 서로를 향해 미소 짓던 둘은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에선 적으로 마주한다. 바르셀로나=AP 뉴시스

‘19년 전 인연’ 야말 목욕시키는 메시 2007년 당시 스무 살이던 리오넬 메시(왼쪽)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자선 캘린더 촬영 행사에서 생후 5개월이던 라민 야말(스페인)을 그의 어머니 셰일라 에바나 씨와 함께 목욕시키고 있다. 서로를 향해 미소 짓던 둘은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에선 적으로 마주한다. 바르셀로나=AP 뉴시스
메시와 스페인의 19세 ‘초신성’ 라민 야말의 특별한 인연도 화제다. 메시는 스페인 라리가 FC바르셀로나(바르사) 소속이던 2007년에 바르셀로나 지역 주민과 함께 달력에 실을 사진을 찍는 행사에 참여했다. 메시는 생후 5개월 된 아기의 몸을 씻기면서 미소를 지었는데 이 아기가 바로 야말이었다. 메시처럼 바르사 유스팀에서 성장해 1군에 데뷔한 야말은 지난해부터 메시의 등번호였던 10번을 달고 바르사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야말은 이번 월드컵에선 등번호 19번을 사용하고 있다.

메시는 2021년 유소년 시절을 포함해 20년 넘게 몸담았던 바르사를 떠나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으로 이적했다. PSG에서 두 시즌을 뛴 메시는 2023년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인터 마이애미 유니폼을 입었다. 메시는 “스페인 대표팀에는 내가 정말 사랑하는 바르사 소속 선수들이 여럿 있다. 그래서 스페인과의 경기가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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