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타이레놀 성분을 복용하면 자녀의 자폐스펙트럼장애(ASD)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위험을 높인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홍콩대 에릭 육파이 완 교수와 영국 애스턴대 이언 치케이 웡 교수 연구팀은 홍콩 산모-자녀 70만8020쌍을 분석,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성분) 사용과 자녀의 ASD 및 ADHD 발생 위험 간 연관성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연구 내용은 미국의사협회 저널 JAMA 내과학(JAMA Internal Medicine)에 실렸다.
해열·진통제 아세트아미노펜은 전 세계적으로 임신 중 통증과 발열 치료를 위한 1차 약제로 권고되고 있지만, 태반을 통과하는 약물이어서 태아 신경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일부 관찰연구에서는 임신 중 사용이 자녀 ASD나 ADHD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결과도 보고됐고,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신 중 타이레놀 사용이 자녀 자폐스펙트럼장애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2001~2023년 홍콩 공공의료 시스템 전자의무기록을 이용해 산모-자녀 70만8020쌍으로 구성된 코호트를 구축한 연구팀은 서로 다른 형제자매를 대상으로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노출 여부가 ASD와 ADHD 위험을 높이는지 비교 분석했다.
ASD 분석에는 12만4333명, ADHD 분석에는 9만7285명이 포함됐다.
연구팀은 "형제자매 비교 연구는 유전적 요인과 가정환경을 공유하기 때문에 가정 내 교란 요인의 영향을 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분석 결과,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사용은 자녀의 자폐스펙트럼장애 위험[보정위험비(aHR) 1.00]이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위험(aHR 1.01) 증가와는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임신 초기·중기·후기 등 아세트아미노펜 사용 시기와 사용 양상(한 시기만 사용, 두 시기 사용, 전 임신기간 사용), 누적 용량을 구분해 분석한 경우에도 유의미한 위험 증가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형제자매 비교 연구에서는 임신 중 타이레놀 사용과 ASD 또는 ADHD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근거를 찾지 못했다"면서 "기존 연구에서 보고된 연관성은 약물 자체보다 가족 내 공통 요인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는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노출이 자녀의 ASD와 ADHD의 주요 위험 요인이 아니라는 근거를 더욱 강화해준다"면서 "이는 의학적으로 필요한 경우 임신 중 타이레놀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중요한 근거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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