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체불 책임 회피하는 '대유위니아 꼼수'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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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을 체불한 법인이 정부가 대신 지급한 대지급금도 변제하지 못하면 최대주주에게 납부 의무를 지우는 방안이 추진된다. 대유위니아 사태처럼 경영진이 법인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하는 행태를 막겠다는 취지다. 다만 ‘주주 유한책임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최근 ‘임금채권 회수 강화 관련 연구’ 보고서를 바탕으로 이 같은 내용의 입법 검토에 들어갔다. 보고서는 법인 재산만으로 대지급금 변제금을 충당하지 못할 경우 임금체불 당시 실질적 지배력을 갖춘 과점주주나 무한책임사원에게 부족분 납부 의무를 지우는 내용이 핵심이다. 김지형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이 소장을 맡고 있는 해밀 노동법연구소가 작성했다.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달 30일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임금채권보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정부와 정치권이 이런 초강수를 둔 것은 대유위니아 사태가 계기가 됐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1년부터 대유위니아 가전 3사의 임금체불액은 1961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청산한 금액은 374억원에 불과하다. 대지급금도 148억원 투입됐지만 회수 금액은 29억2500만원(19.8%)에 그쳤다. 대지급금이란 국가가 사업주를 대신해 근로자에게 체불 임금을 우선 지급하고 추후 환수하는 제도다.

국회 청문회 등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총수 일가는 골프장 매각 대금 3000억원, 사옥 매각 대금 670억원 등으로 체불액 변제를 약속했지만 실제 변제에 쓰인 금액은 30억원 수준이다. 반면 이들은 계열사 지분 매입에 120억원 이상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주주는 출자한 금액 한도에서만 책임을 진다는 상법상 주주 유한책임 원칙에 위배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보고서는 “주주 유한책임은 근로자의 생존권 보호라는 공익을 위해 입법적으로 제한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법안은 과점주주의 책임은 법인 재산이 부족한 경우에 한정하고, 주식 소유 비율에 따르도록 하는 ‘보충적 책임’ 성격을 명확히 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대지급금 누적 회수율은 2020년 32.8%에서 지난해 29.7%까지 꾸준히 하락했다. 김 의원은 “현행 제도는 사실상 체불 사업주의 책임을 국가가 대신 부담해주는 구조”라며 “개정안이 통과되면 법인격 뒤에 숨은 실질적 책임자에게 직접적인 징수 집행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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