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경량 가톨릭대 국사학과 교수 “환단고기, 원본 없고 계속 바뀌어 학계선 재론 여지 없는 위서일뿐” “‘환단고기’는 학계에서 재론의 여지가 없는, 위서(僞書)로 결론 난 책입니다.” 4일 경기 부천시 가톨릭대 성심교정에서 만난 기경량 교수(국사학과·사진)는 최근 다시 주목받은 ‘환단고기’ 논란에 대해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1911년 계연수가 썼다는 이 책은 1979년에 세상에 알려졌는데 환국과 배달국이 고조선 이전에 존재했고 동서 2만 리, 남북 5만 리를 다스렸다는 내용이 담겼다. ―국내 역사학계는 이미 위서로 결론 냈다고요. “지난해 한국고대사학회, 한국고고학회 등 48개 관련 학회가 ‘환단고기는 위서고, 터무니없는 사이비 역사’라는 성명도 발표했습니다. 국내 역사학자 중 환단고기가 신빙성 있다고 보는 사람은 아예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위서로 보는 근거는 뭔가요. “수도 없지만…, 환단고기는 원본이 없습니다. 책을 공개한 태백교 교주 이유립은 계연수에게 받았지만, 분실했고, 공부한 기억을 되살려 다시 썼다고 합니다. 그런데 환단고기가 공개되기 전 ‘커발한’ 등 태백교 기관지를 보면 사람 이름이나 사건의 전개 등 환단고기 관련 내용이 있는데 계속 바뀌어요.” ―내용이 바뀌면 안 되는 것 아닙니까. “이유립은 환단고기는 계연수가 ‘삼성기(상·하)’ ‘단군세기’ ‘북부여기’ ‘태백일사’ 등 4권을 묶은 책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1960∼1970년대 발행된 ‘커발한’을 보면 처음에는 ‘태백신사(太白神史)’로 등장했다가 다시 ‘태백유사(太白遺史)’가 됐다가 최종적으로 ‘태백일사(太白逸史)’가 됩니다. 책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내용뿐 아니라 제목도 계속 바뀌는 거죠.” ―환단고기를 믿는 이들은 역사학계가 친일 식민주의사관에 젖어 부정한다고 주장합니다. “사실이 아니라서 아니라고 하는 걸 ‘식민주의사관’이라고 공격하면 되겠습니까. 그리고 환단고기처럼 한국사를 대륙의 역사로 억지 연결하는 게 오히려 식민사관 방식이에요.” ―유라시아 대륙이 우리 땅이었다는 게 식민사관 방식이라고요? “임나일본부처럼, 일제가 한반도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해 만든 게 식민주의사관입니다. 이후 만주 진출을 위해 만주와 한반도가 단일한 역사·문화적 지역이었단 ‘만선 사관’을 만들어냈죠. 이런 식으로 ‘만몽 사관’ ‘대동아 사관’이 만들어집니다. 일제는 우리 민족의 역사를 한반도 안에 가둬둘 이유가 없어요. 넓으면 넓을수록 일제의 팽창 정...
“잃어버린 고대사 되찾기, 객관적 검증 거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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