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하루 2시간 근로계약
“최저임금법 잠탈 위한 탈법”
노사합의로 한 단축도 불인정
택시기사의 업무량은 그대로 둔 채 근로계약서상 근로시간만 하루 2시간으로 단축한 노사합의는 최저임금법을 우회하기 위한 편법이므로 무효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은 노사합의로 소정 근로시간을 단축했더라도 실제 근무와 현격한 차이가 날 경우 무효로 볼 수 있다는 새로운 법리를 설시했다.
14일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울산 지역의 택시회사 소속 택시기사 박 모씨 등 8명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임금소송에서 회사의 손을 들어준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부산고법에 돌려보냈다.
박씨 등은 택시를 몰면서 번 돈의 일정 부분을 회사에 사납금으로 내고, 나머지 초과수익을 가져가는 형태로 근무해왔다.
지난 2020년부터 시행된 최저임금법 6조 5항은 택시기사의 경우 회사에서 지급하는 임금만으로 최저임금을 넘겨야 한다고 규정한다. 택시 운행으로 버는 초과수익과 별도로, 회사에서 최저임금 이상의 고정 수입을 받도록 한 것이다. 택시기사들의 소득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취지였다.
하지만 이 조항으로 인해 일부 택시회사들은 최저임금을 낮추기 위해 계약서상 소정 근로시간을 낮추는 꼼수를 부리기 시작했다. 회사는 고정적으로 지급해야 하는 최저임금 부담을 낮추기 위해, 기사들은 회사가 최저임금 부담을 이유로 사납금을 높이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결국 택시 운행은 이전처럼 하되 계약서상 소정 근로시간만 하루 2시간으로 줄이는 경우가 발생했다.
박씨 등은 회사가 이 같은 방식으로 최저임금을 실제 근로시간과 맞지 않게 지급했다며 차액 및 미지급 퇴직금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소정 근로시간 단축이 노사 합의였다는 이유로 회사의 손을 들어줬다. 최저임금법 6조 5항 특례조항을 우회하기 위한 탈법행위라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였다.
대법원은 소정 근로시간을 단축하거나, 실제와 맞지 않은 소정 근로시간을 유지한 행위 모두 탈법이라며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최저임금법)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회피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해 소정 근로시간에 관한 단축합의를 했고, 단축된 소정 근로시간과 실제 근로시간 사이에는 상당한 불일치가 있었다”며 “따라서 이 합의는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볼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법 특례조항이 적용되기 이전의 소정 근로시간을 그대로 유지했더라도 실제 근로시간과 차이가 크다면 이 역시 인정할 수 없다고 대법원은 덧붙였다.
대법원은 이 사건의 택시기사들이 근로자 보호 규정의 예외 대상인 ‘초단시간 근로자’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통상 근로자가 초단시간 근로자 수준으로 1일 2시간의 소정 근로시간을 정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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