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병원, 로봇 기술로 무릎 인공관절 수술 성공…정밀성-안전성 획기적 향상

1 day ago 3

류동진 인하대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큐비스-조인트 로봇을 이용해 인공관절 수술을 하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류동진 인하대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큐비스-조인트 로봇을 이용해 인공관절 수술을 하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올해 69세인 나정현 씨(가명)는 3년 전부터 왼쪽 무릎 통증이 계속 심해져 걷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처음에는 집 근처 정형외과에서 연골주사를 맞았지만, 통증 정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특히 걸을 때 왼쪽 무릎 안쪽에 극심한 통증이 몰려왔으며 쉴 때는 다리가 뻣뻣해지는 고통을 느꼈다.

나 씨는 과거 심근경색으로 인해 스텐트(혈관 내강 벌리는 기구) 2개를 삽입했다. 체질량지수(BMI) 29.8㎏/㎡로 고도비만 상태였다. 일반적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BMI 25㎏/㎡ 이상은 비만으로 분류된다. 무릎 관절에 가해지는 부하가 증가해 관절염 악화 위험이 크다.

나 씨는 다른 병원에서 위험도가 높다는 이유로 수술을 거절당해 인하대병원을 찾았다.

인하대병원 정형외과 류동진 교수 진찰 결과, 나 씨는 왼쪽 무릎 안쪽 부위에 심한 압통이 있었다. 무릎 관절 운동 범위는 정상인 0~140도보다 제한된 26~100도 수준으로 굴곡 구축(무릎이 다 펴지지 않는 것)이 심했다. 외관상에서도 심한 오다리 변형이 확인됐으며, 엑스레이 검사 결과에서도 심하게 진행된 관절염이 추가로 발견됐다.

류 교수는 진찰 소견을 바탕으로 나 씨에게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권유했다. 이 과정에서 환자의 심혈관계 질환 이력과 고도비만으로 인한 높은 수술 위험도를 고려해 철저한 사전검사 후 수술을 계획했다.

변형과 굴곡 구축이 심한 상태에서 정확한 골절제 및 하지 정렬을 확보하기 위한 수술이 필요해 ‘큐비스-조인트(CUVIS-joint)’ 로봇을 이용한 인공관절 수술을 하기로 환자와 상의했다.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장점은 환자의 뼈 상태와 관절 상태를 정밀하게 분석해 ‘환자 맞춤형 절삭’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이상적인 뼈 절삭과 인공관절 삽입 각도를 설계할 수 있다. 수술 과정에서는 실시간으로 하지 정렬 상태와 관절 운동 범위를 평가할 수 있다.

이번 수술에서는 사전에 촬영한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기반으로 큐비스-조인트 로봇이 정밀하게 뼈를 자동 절삭하도록 프로그래밍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이뤄졌고, 피부 절개부터 봉합까지 약 1시간 반 정도 시간이 소요됐다. 수술 후 이틀이 지나서는 보행 연습 및 재활 운동을 시작했다. 나 씨는 일주일 만에 특별한 합병증 없이 퇴원했다. 수술 후 3개월이 지난 현재 환자는 자가 보행이 가능하고 무릎 관절 운동 범위는 0~135도로 정상적인 기능을 회복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무릎 인공관절 수술 환자는 2018년 6만9345명에서 2022년 7만2845명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이는 고령화 사회 진입과 함께 무릎관절증 환자의 증가, 수술 기술 발전으로 인해 치료 선택지가 확대된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BMI 30㎏/㎡ 이상인 초고도비만 환자의 경우, 과도한 체중 부하로 인해 무릎 연골이 빠르게 닳아 관절염이 조기에 발병할 가능성이 크다. 비만 환자의 경우 일반 환자보다 수술 후 합병증 발생 위험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다행히 로봇 수술 시스템의 도입으로 수술의 정밀성과 안전성이 크게 향상됐다. 인하대병원이 도입한 큐비스-조인트 로봇은 완전 자동형으로, 집도의의 손이 아닌 로봇이 사전에 설계된 대로 뼈를 자동 절삭한다. 이 과정에서 오차 발생을 1㎜ 이하로 줄여 높은 정확도를 보인다. 또 연부 조직 손상을 최소화해 출혈과 통증을 줄이며 회복 속도를 높인다. 나 씨와 같은 고위험 환자들에게 로봇 보조 인공관절 수술은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류 교수는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특히 심한 관절 구축(수동적 관절 운동이 비정상적으로 제한되는 경우)이나 과도한 변형이 있는, 난이도 높은 인공관절 수술에서 더욱 정확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정확한 뼈 절삭과 하지 정렬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 수술보다 기능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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