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음악에 담긴 고유의 정신을 제대로 끌어낼뿐만 아니라 그렇게 연주하는 것 자체를 즐길 줄 아는 ‘이상적인 드림팀’이다.”
세계적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이 프랑스 목관 앙상블 ‘레 벙 프랑세(Les Vents Francais)’를 두고 남긴 찬사다. 출중한 테크닉과 우아한 음색, 범접할 수 없는 호흡으로 평단의 호평을 받아온 유럽 최정상급 목관 앙상블 레 벙 프랑세가 한국을 찾는다. 오는 3월 2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를 선보이기 위해서다. 2년 만의 내한공연이다.
‘프랑스의 바람’이란 의미를 지닌 레 벙 프랑세는 프랑스 음악사를 중심으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발굴하는 데 힘써온 실내악단이다. 목관 분야의 저명한 연주자들이 모여 결성한 팀으로도 유명하다.
22세 나이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수석으로 입단해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는 거장 플루티스트 에마뉘엘 파위, 18세에 파리 국립 오페라에서 역대 최연소 수석으로 임명된 데 이어 바이에른 국립 방송 교향악단 수석 자리까지 꿰찬 유명 오보이스트 프랑수아 를뢰, 파리 국립 오페라 수석으로 활동 중인 바수니스트 질베르 오댕, 뮌헨 ARD 국제 콩쿠르 우승자 출신의 호르니스트 라도반 블라트코비치 등 쟁쟁한 실력의 아티스트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호른은 현재 금관악기로 분류되지만, 다른 악기와 잘 어우러지는 특유의 둥근 음색 덕분에 목관 5중주에 포함된다. 여기에 프랑스 피아니스트 에릭 르 사쥬가 합세해 호흡을 맞춘다.
레 벙 프랑세는 이번 공연에서 브람스의 ‘하이든 주제에 의한 변주곡’, 베르디의 현악 4중주를 목관 5중주로 편곡해서 들려준다. 관악기의 무한한 색채와 가능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2부에선 알베르 루셀의 ‘피아노와 목관 5중주를 위한 디베르티멘토’, 루트비히 투일레의 ‘피아노와 목관 5중주를 위한 6중주’ 등을 연주한다. 티에리 에스케시, 티에리 페쿠, 기욤 코네송 등 프랑스 현대음악 작곡가의 작품을 처음 선보이며 정체성을 강화해온 악단인 만큼, 이번 공연에서도 질 실베스트리니의 ‘피아노와 목관 5중주를 위한 6중주’를 세계 초연하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