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영 ‘평생 레시피’ 신간판매 1위
외식비 상승-은퇴세대 증가 영향
집밥용 요리책 매출 1년새 12% 쑥
스타 셰프 에세이도 덩달아 인기

언뜻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이나 사이언스북스 과학책 등이 떠오르지만, 의외로 배우 류수영의 요리책 ‘류수영의 평생 레시피’(세미콜론)였다. 6월 출간된 뒤 누적 13만 부가 팔렸다. 신간과 구간을 합친 종합 판매 순위에서도 1위 ‘급류’(정대건 소설)에 이어 2위에 올랐으니, 돌풍이라 할 만하다.
최근 ‘요리’가 출판계의 틈새시장에서 주요 콘텐츠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고물가와 외식비 상승, 집밥에 관심 많은 은퇴 세대의 증가, 스타 셰프의 부상 등이 맞물리면서 요리 분야가 출판에서도 하나의 장르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 “외식비 아끼자” 4060 남성 유입‘류수영의 평생 레시피’는 따라 하기 쉬운 자체 개발 레시피 79개를 담은 책이다. 구매자를 살펴보면 특히 남성 독자들이 두드러졌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4060 남성 독자 비율이 26.1%로, 전체 요리책 평균(19.6%)을 웃돌았다.
류 배우는 지난해 출간 간담회에서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가 좋아하도록 만드는 게 가장 큰 화두였다”며 “육수를 우리거나 ‘킥’(강렬한 인상을 주는 맛)이 많이 들어간 레시피는 애당초 포기했다”고 했다. 누구나 부담 없이 따라 할 수 있는 레시피를 전면에 내세운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클릭 한 번이면 레시피를 검색할 수 있는 시대에 독자들은 왜 요리 ‘책’을 찾을까. 류 배우는 민음사를 통해 동아일보에 보내온 답변에서 “책은 나의 속도로 요리할 수 있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영상과 달리 러닝타임이 없어 실수가 적습니다. 책으로 익힌 요리는 훨씬 오래 기억에 남고요. 저도 그간 300여 개의 레시피를 만들면서 결국 가장 의지했던 것은 300권이 넘는 ‘책’이었습니다.”요리책 판매 상승세는 수치로도 드러난다. 교보문고 집계에 따르면 올 초(1월 1일∼2월 23일) 판매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2.3% 늘어났다. 밀리의서재에서도 지난달 요리, 운동을 포함한 ‘라이프스타일’ 전자책 이용이 전월 대비 36% 증가했다. 전체 분야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 에세이까지 “스타 셰프 잡아라”
스타 요리사들이 인물 자체로도 주목받는 분위기도 한몫했다. 최근 셰프들은 요리 실용서를 넘어 에세이·인문 분야에서도 새로운 저자군으로 주목받고 있다. 출판계에선 “요리를 정체성과 계층의 서사를 품은 일상적인 장르로 받아들이는 문화가 형성됐다”고 보고 있다.
위즈덤하우스는 지난해 한국계 미국인 셰프 에드워드 리와 책 3권 출간을 계약했다. 지난해 4월 출간한 ‘버터밀크 그래피티’는 이민자의 시선으로 미국 사회와 음식을 풀어낸 에세이. 화제성이 큰 인물인 만큼 선인세 경쟁이 치열했단 후문이다.지난해 6월 출간된 최강록 요리사의 에세이 ‘요리를 한다는 것’(클)도 관심이 컸다. 어머니와 함께 식당을 찾아다니며 ‘맛집’의 기준이 달라진 경험 등 요리를 매개로 한 삶의 이야기가 담겼다. 최 셰프와 개인적 친분이 있는 출판사 대표가 “레시피북은 이미 있으니 당신 이야기를 해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고 한다.
그럼 요즘 출판계에서 가장 관심이 많은 요리사 저자는 누굴까. 세련된 분위기와 차분한 태도로 인기가 높아진 손종원 셰프라고 한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여러 출판사들이 모시고 싶어 한다. 제안을 넣고 답을 기다리는 곳이 적지 않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다만 스타 셰프라고 책의 성공이 보장되는 건 아니다. 한 출판 관계자는 “세간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몇몇 요리사들의 책은 기대보다 반응이 별로였다”며 “극도로 전문적인 레시피를 담거나, 류수영처럼 인물 자체에 대한 호감도가 높거나 하는 식으로 분명한 장점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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