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불평등 격차 너무 커져”
다큐 형태 영상 통해 출마 선언
한동훈 “정치-세대-시대교체” 출마
나경원-오세훈-홍준표 출사표 준비
이 전 대표는 이날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영상에서 국가 차원의 투자를 통한 경제 성장을 최우선 목표로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사회적 대립과 갈등의 원인은 경제”라며 “소위 양극화와 불평등 격차가 너무 커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 단위의 인력 양성과 대대적인 기술 연구개발 투자, 스타트업이나 벤처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먹사니즘’과 더 행복한 삶을 지향하는 ‘잘사니즘’을 내세우면서 ‘실용주의’도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어떤 정책이 빨간색이냐 파란색이냐는 특별한 의미가 없다”며 “어떤 것이 더 유용하고 더 필요한지가 최고의 기준이 돼야 한다”고 했다.
대선 슬로건으로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 지금은 이재명’을 내세운 그는 국가 비전으로 한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K-이니셔티브(initiative)’를 제시했다. 이 전 대표는 “K컬처에 더해 촛불혁명, 빛의 혁명을 통해 무혈의 평화혁명으로 현실 권력을 끌어내린, 세계사에 없는 K민주주의를 보여줬다”며 “소프트파워 측면에서 세계를 여러 영역에서 선도하는 나라를 꼭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 전 대표 측은 다큐멘터리 형태로 촬영한 출마선언 영상에 12·3 비상계엄 당시 장면도 담았다.국민의힘에선 이날 출마를 선언한 한동훈 전 대표 등 현재까지 총 6명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한 전 대표는 가수 서태지를 언급하며 “정치교체, 세대교체, 시대교체를 이루겠다”고 했다. 또 이 전 대표를 겨냥해 “위험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고 괴물 정권이 탄생해 나라를 망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했다. 11일에는 나경원 의원, 13일 오세훈 서울시장, 14일 홍준표 대구시장이 잇따라 대선 도전에 나설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대선 1차 경선에서 ‘국민여론조사 100%’ 방식으로 4명 후보를 압축한 뒤 2차 경선에서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없으면 2명의 후보자를 선출해 최종 결선을 치르기로 했다. 2차 경선과 결선은 ‘국민여론조사 50%, 당원투표 50%’로 진행된다. 1차 경선 결과는 22일, 2차 경선 결과는 29일 발표하며 국민여론조사와 당원투표를 거쳐 5월 3일 최종 대선 후보를 확정한다.
이재명 “경제 양극화가 갈등 원인, 정부 대규모 투자로 해소”
[6·3 조기대선]
영상 출마선언서 집권플랜 제시
대선 슬로건 ‘지금은 이재명’ 내걸어… R&D 투자-스타트업 육성 강조
영호남 ‘U벨트 발전 계획’ 준비… “첨단산업 키울 전략 없어” 지적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는 10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경제 성장과 국민 안전, 실용 외교를 목표로 제시했다. 이 전 대표는 현재 극심한 사회적 갈등의 핵심 원인은 경제적 양극화라고 지적하면서 정부 단위의 대규모 투자를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민간 영역만으론 제대로 유지, 발전되기 어려워 정부 영역의 역할이 중요한데 거의 3년 동안 정부는 경제를 방치해 뒀다”며 집권 시 국가적 차원의 대규모 투자에 나서겠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대선 슬로건으로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 지금은 이재명’을 내걸었다.
● “R&D, 스타트업과 벤처 대규모 투자”
이 전 대표는 출마 영상에서 “지금 우리 경제는 사면초가의 상태”라고 했다. 그는 “첨단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가 중요한 시대가 됐다. 문제는 과학기술의 수준이 너무 높아져 개별 기업들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 단위의 인력 양성, 대대적인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 스타트업이나 벤처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며 “그렇게 하면 다시 또 살아날 수 있다. 너무 좌절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이 전 대표가 말한 정부 주도 성장은 국부펀드로 한국판 엔비디아를 키우겠다는 이 전 대표의 정책 구상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50조 원 규모의 국민참여형 펀드를 조성해 첨단 전략산업에 투자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다만 실패를 각오한 장기 투자가 필수인 첨단 전략산업에 국민의 자산을 끌어들이는 데 대한 위험성과 함께 첨단 산업 육성 전략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외교 분야에서는 ‘실용 외교’를 제시했다. 그는 “한미 동맹도 중요하고 한미일 협력관계도 중요하지만, 일관된 원칙은 ‘대한민국 국익 최우선’”이라며 “경쟁할 영역은 경쟁하고, 협력할 영역은 협력하고, 갈등이 있는 영역은 잘 조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11일 비전 선포식을 열고 보다 구체적인 비전과 공약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준비된 대통령의 이미지를 강조하겠다”고 했다.
● 李 ‘남부 U벨트’ 개발 공약 추진이 전 대표 측은 영호남 균형 발전의 일환으로 남부지역 ‘U벨트 발전 계획’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전 대표 측 경제 공약 싱크탱크 중 하나인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회(미래성장위)는 영호남 일대 해안가에 U자 형태로 구성된 제조업 벨트를 규제 완화 및 세제·재정 지원 등을 통해 육성하는 방안을 최근 이 전 대표 측에 보고했다.
새만금·군산(배터리), 나주(에너지), 광양·여수·순천(석유화학), 창원(기계), 부산·울산·포항·거제(조선) 등 지역별 기존 주력 산업을 재활성화하는 것이 골자다. 이들 지역은 이미 경제자유구역 또는 혁신도시로 지정돼 있어 도로와 수도, 전기 등 인프라는 갖췄지만 수도권과 거리가 멀어 기업 유치에 난항을 겪고 있다.
미래성장위는 해당 지역에 진출하는 기업에 규제를 전방위로 풀어주는 ‘메가샌드박스’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기존에는 관련 산업 규제만 완화해주는 방식이었다면 보건, 교육, 교통 등 생활 여건 관련 규제를 대폭 풀어 기업과 관련 인력 유치를 병행하겠다는 계산이다. 해외 전문 인력 유입이 예상되는 조선업 단지에는 교육 관련 규제를 풀어 국제학교를 짓고, 외국인 근로자가 자녀와 함께 이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방식이다.
이 전 대표는 20대 대선을 앞두고도 영호남과 제주를 묶은 남부권을 ‘남부수도권’으로 칭하고 초광역 단일경제권으로 만들어 발전시키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이번 ‘U벨트’ 공약은 보다 산업에 초점을 맞춰 영호남 균형 발전을 추진한다는 그림이다. 이 전 대표는 앞서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분권과 균형 발전”이라며 “수도권 일극 체제가 갖는 근본적 문제, 특히 지방 소외 문제는 국가 생존 문제”라고 지역 균형 발전을 주요 대선 공약으로 내세우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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