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심리] 미국 조지타운대, 복권 당첨자 ‘이웃 따라 하기’ 실제 존재 증명
A의 이웃은 A가 복권에 당첨됐다는 것을 몰랐다. 당연히 A는 그 사실을 가족 말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비밀로 했을 테다. 하지만 이웃은 A의 지출이 전보다 늘어났다는 사실은 바로 알아차렸다. A의 지출이 늘어나자 이를 수상히 여겨 신고했다. 이런 경우는 굉장히 드물 테고, 대부분은 A의 지출이 늘어난 데 대해 의아해하면서도 부러워할 것이다.
복권 당첨자의 이웃 지출 커져
그런데 주변 사람의 지출이 커질 때 부러워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자신의 지출도 늘어나는 경우가 있다. 자신의 경제 상황과 관계없이 주변 사람들이 돈을 많이 쓰면 자기도 돈을 쓰려 하는 경향이다. 경제학에서는 이런 성향을 ‘이웃 따라 하기(keeping up with the Joneses)’라고 한다. 주변 사람들이 무언가를 소비하면, 그에 따라 자신도 소비한다는 가설이다.
아가르왈 교수 연구팀은 캐나다에서 복권 당첨자의 이웃들을 대상으로 재정 상황에 대해 연구했다.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은 보통 소비가 늘어난다. 당첨금 액수에 따라 전반적인 소비 수준이 늘어날 수도 있고, 일시적으로 소비가 늘어났다가 원래대로 돌아갈 수도 있다. 그러나 어쨌든 복권에 당첨되면 앞에서 본 A의 경우처럼 눈에 띄게 소비가 증가한다. 고액 복권에 당첨돼 큰돈을 갖게 되면 차를 바꾸거나, 좀 더 좋은 집으로 이사 가거나, 평소에 가지고 싶었던 명품을 사곤 한다. 수백만 원 정도 금액에 당첨되더라도 좋은 레스토랑에서 비싼 음식을 사먹거나 여행을 가는 정도의 소비 효과는 있다. 복권 당첨자의 이웃들은 그동안 자기와 비슷한 경제 수준으로 지내던 사람이 바뀌는 모습을 지켜본다. 그러면 어떻게 반응할까.
차, 집 등 겉으로 보이는 지출 증가
이 효과는 부자들이 사는 동네보다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동네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부자들은 이웃의 지출이 크게 늘어났다고 해서 별로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가난한 동네에서는 주변에 돈을 쓰는 사람이 있으면 자기도 돈을 쓰려는 경향이 더 강해졌다. 또 농촌같이 한적한 지역보다 도시에서 효과가 더 컸다. 도시 사람들이 좀 더 빠르게 주변 사람들의 소비 패턴을 따라간다. 유행이 주로 도시에서 번지는 이유일 것이다.
재미있는 현상은 복권 당첨자의 이웃들이 소비를 늘릴 때 모든 측면에서 소비 지출이 증가하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파산하면 법원에서는 파산자의 재산 상태를 조사한다. 자산과 부채가 얼마나 있는지 등을 파악한 뒤 재산 목록을 작성한다. 이 목록을 살펴보면 복권 당첨자의 이웃들 재산 목록은 일반 파산자의 재산 목록에 비해 외부에 보여지는 품목 비중이 컸다. 복권 당첨자의 이웃들은 차, 오토바이, 집 등과 같이 겉으로 보이는 지출을 늘렸다. 복권 금액이 1% 증가할 때마다 파산한 이웃들의 집 가치는 0.27%, 자동차 가치는 0.21% 증가했다. 고액 복권 당첨자들이 새로 차를 사고 집을 수리할 때 이웃들도 이를 따라 했다는 얘기다.
부의 예상치 않은 부정적 측면
복권 당첨자의 이웃 가운데 파산한 사례가 꽤 관찰되긴 하지만, 파산까지는 이르지 않았더라도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사람은 그보다 많을 테다. 복권에 당첨되면 본인은 좋겠지만 주변 사람들에게는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복권 당첨만은 아닐 것이다. 어떤 사람이 큰돈을 벌면 주변 친한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부가 가져오는 부작용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최성락 박사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학위,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동양미래대에서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2021년 투자로 50억 원 자산을 만든 뒤 퇴직해 파이어족으로 지내고 있다.
《이 기사는 주간동아 1536호에 실렸습니다》
최성락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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