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는 고사리 꺾기 철이 지나면 도민들의 일손 행렬이 마늘밭으로 향한다. 올해에도 약 9만명이 인력난에 허덕이는 마늘 농가들을 돕기 위해 나서면서 제주의 ‘수눌음’이 빛을 발하고 있다. ‘수눌음’은 농사일이 바쁠 때 이웃끼리 서로 도와 일하는 제주의 풍속을 뜻한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농협은 최근 서귀포시 대정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에서 농업인단체, 해병대9여단, 제주시·서귀포시 자원봉사센터 등이 참여한 가운데 농촌 일손을 돕기 위한 ‘영농지원 발대식’을 개최하고 마늘 수확 일손 돕기에 나섰다.
제주지역 농촌 현장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 여파로 농번기 때마다 인력난을 겪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상반기 마늘 수확철과 하반기 감귤 수확철을 대비해 연중 수시로 농가에 인력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에는 지난해 7만2000명보다 25% 증가한 9만명의 인력을 농가에 지원할 방침이다. 상반기에는 마늘 수확 현장을 중심으로 공무원, 농협, 군부대 등이 자율적으로 참여해 고령·여성·장애인 농가 등을 대상으로 일손 돕기에 나설 예정이다. 또 제주농협은 오는 17일을 집중 추진일로 정해 범농협봉사단과 자원봉사센터 등 500여명을 마늘 농가에 투입할 방침이다.
제주도는 일손 돕기에 참여하는 관계기관들과 상시 협력체계를 구축해 고질적인 농촌 인력난을 해결해 나갈 계획이다.
김형은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은 “고령화와 농촌인구 감소 등으로 인력난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수눌음 정신에 기반한 협력과 참여가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상황”이라며 “농촌 현장에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협조와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제주 고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