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1일 기자간담회에서 포용금융 '3층론'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단순히 서민금융 상품을 늘리는 차원이 아니라, 금융 시스템 전체에서 취약차주가 어디서 밀려나고 어디로 떨어지는지를 다시 보자는 문제의식인데요.
이 위원장은 "우리 금융은 세 개 층으로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1층은 은행·저축은행 등 제도권 금융, 2층은 정책서민금융, 3층은 기존 시스템으로는 담기 어려운 대안적 재기금융입니다. 핵심은 1층이 제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하면서 중·저신용 차주가 2층과 3층으로 밀려나고 있다는 진단입니다.
이 위원장은 제도권 금융의 본래 역할을 "위험을 선별하고 미래 상환 가능성을 관리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금융회사들이 "쉽고 편하고 안전한 쪽"으로 가면서 중금리 공백, 이른바 '금리 단층'이 고착화했다는 인식입니다.
2층인 정책서민금융도 한계가 있습니다. 제도권 금융에서 일시적으로 밀려난 사람을 보완하는 안전망이어야 하지만, 1층에서 넘어오는 수요가 커지면 표준화된 방식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습니다. 개별 차주의 사정을 세밀하게 보기 어려워지고, 결국 정책서민금융도 과부하 상태에 놓인다는 겁니다.
3층은 이 위원장이 '재기금융'이라고 표현한 영역입니다. 전통 금융 시스템으로는 담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은행 예금 기반의 일반 대출이 아니라 기부금이나 완화된 재원 등 별도 재원이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90일 연체 여부처럼 단기 기준으로만 볼 게 아니라 5년, 10년 뒤 재기 가능성까지 보는 긴 호흡의 금융이 필요하다는 취지입니다.
관건은 실행인데요. 은행권에 포용금융 역할을 더 요구하면 주주가치와 건전성 규제, 가계대출 관리와 충돌할 수 있습니다. 저축은행 등 2금융권도 조달비용과 대손비용 부담이 큰 상황에서 중금리 공급을 늘리기 어렵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큽니다. 정책서민금융은 재원 한계와 도덕적 해이 논란을 피하기 어렵고, 재기금융은 누가 비용을 부담할지가 핵심입니다.
금융위는 이를 위해 포용금융전략추진단을 이르면 다음달 출범할 계획입니다. 기존 포용금융 대전환회의 아래 전략추진단을 두고 총괄, 정책서민금융, 금융산업, 신용인프라 등 4개 분과를 운영할 예정인데요. 금융회사 안에 포용금융최고책임자, 이른바 CIFO를 지정하는 방안도 논의 대상입니다. 이 위원장은 "정부와 금융회사, 정책금융기관뿐 아니라 재야 전문가, 사회활동가, 현장 상담기관 관계자까지 참여 범위를 넓혀 현장의 문제의식을 반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금융당국 백브리핑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 안팎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하는 코너입니다. 공식 발표로는 보이지 않는 정책 배경과 시장 반응, 내부 분위기까지 더 가까이에서 전달하겠습니다.
조미현/박시온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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