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씨피엔터테인먼트
‘물 만난 물고기.’
요즘 개그우먼 이수지와 가장 잘 어울리는 수식어다. 쿠팡플레이 ‘SNL코리아’와 유튜브 채널 ‘핫이슈지’ 등 코미디 콘텐츠뿐만 아니라 ‘신병3’ 등 드라마에서도 그야말로 ‘미친 활약’을 보여주며 훨훨 날고 있는 그다.
그런 활약을 증명이라도 하듯 제61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여자 예능상을 거머쥐는 쾌거도 이뤘다. 26일 만난 이수지는 수상 당시를 떠올리며 “한결같이 코미디를 해온 지난날에 대한 보답이 됐다”며 “수상 이후에도 난 똑같다. 웃음을 위해 고민하는 일상을 보내고 있을 뿐”이라고 미소 지었다.
O“소심한 성격도 이긴 코미디 욕심”
실제 “식당에서 ‘김치 더 달라’는 말을 못 할 정도”로 소심한 성격이라 한 그는 인플루언서 슈블리맘, 교포 제니, 무속인 백두장군 등 여러 ‘코믹 부캐’(부캐릭터)를 연기할 때면 “나도 모르게 용기가 생긴다”며 눈을 반짝였다.
“어릴 때부터 주변 사람을 따라 하거나 남의 이야기 엿듣는 걸 좋아했어요. 제 첫 부캐는 학창 시절 쉬는 시간마다 따라 했던 학교 선생님들이에요. 그때 처음 제 능력을 알게 됐죠.”
여러 ‘부캐’ 중 그가 가장 애착을 느끼는 캐릭터는 12년 전 ‘개그콘서트’를 통해 처음 선보였던 보이스피싱 조선족 ‘린쟈오밍’이다. “이수지라는 코미디언을 대중에게 처음 알려준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개그콘서트’ 이후 주목받지 못한 시기도 있었어요. 저는 쉴 때 가장 힘들어요. 예능을 봐도 전혀 웃기지 않고 초조했죠. 하지만 그런 시간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는 정말 교만해졌을 거예요. 그 시간이 지금의 절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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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부캐 코미디, 특정인 비하 의도 없다”
캐릭터 연기로 인해 특정 직업이나 인물을 비하한다는 오해를 살 때는 속상함도 느낀다. 유튜브를 통해 일상을 공개한 배우 한가인을 희화화했다는 오해를 받았던 ‘대치동 엄마 부캐’ 제이미맘이 그 예다.
“절대 특정 인물을 따라 하지 않아요. 제가 추구하는 코미디는 공감할 수 있는 일상 속 상황을 끌어내는 거예요. 앞으로 이런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더 고민해야 하는 것도 코미디언의 몫이라 생각해요.”
제이미맘 특유의 명품 패션이 화제를 모으면서 온라인에서는 명품 패딩 등 특정 아이템을 더 이상 착용하지 못하게 됐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수지는 “예상치 못했던 반응”이라면서 “예쁘게 봐달라”고 웃었다.
“해당 패딩 브랜드 담당자를 만났어요. 저와 같이 행사를 진행해 보고 싶다며 연락을 주셨죠. 혹시나 제가 브랜드에 피해를 줬나 싶어 만나자마자 무릎을 꿇었는데, 담당자는 오히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너무 재미있다’며 응원해 주셨죠.”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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