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동원(45)이 새 영화 ‘와일드 씽’(감독 손재곤) 개봉을 앞두고 처음으로 ‘은퇴’에 대한 생각을 털어놨다. 작품을 향한 열정과 배우 인생에 대한 고민이 교차한 진솔한 고백이었다.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강동원은 “예전에는 죽을 때까지 연기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은퇴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연기가 싫어졌다기보다는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드는 생각”이라며 담담한 속내를 전했다.
작품은 한때 가요계를 휩쓴 뒤 하루아침에 해체된 혼성 댄스그룹 ‘트라이앵글’이 20년 만에 재기를 꿈꾸며 벌어지는 무모한 도전을 그린 코미디 영화다. 극한직업 제작사 어바웃필름과 해치지않아의 손재곤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강동원은 극 중 독보적인 비주얼과 카리스마를 지닌 ‘트라이앵글’ 리더 현우 역을 맡아 팀의 중심축을 담당한다. 엄태구가 자유분방한 래퍼 상구를, 박지현이 그룹의 센터 도미를 연기하며 색다른 팀워크를 완성했다. 여기에 오정세가 39주 연속 2위에 머문 비운의 발라드 가수 최성곤으로 등장해 특유의 코믹 감각을 더한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강동원은 실제 아이돌 데뷔를 준비하는 듯한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연습을 너무 많이 해서 빨리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며 웃었다.
춤 연습은 미국 LA에서부터 시작됐다. 강동원은 “미국에 머물던 중 음악이 먼저 나와 현지에서 바로 연습에 들어갔다”며 “LA의 한 댄스 단체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춤을 배웠다”고 설명했다.
브레이크댄스 핵심 기술인 헤드스핀에 대한 남다른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처음엔 윈드밀과 헤드스핀을 모두 연습했는데 중간에 윈드밀로 바뀌었다. 그런데 꼭 헤드스핀을 하고 싶다고 했다”며 “현우라는 캐릭터의 꿈이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상징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욕심만큼 과정은 쉽지 않았다. 강동원은 “윈드밀 연습 중 갈비뼈를 다쳤다. 두 바퀴째 연결되는 순간 통증이 심해져 한 바퀴만 돌고 멈춰야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원래 춤을 춰본 적이 없어서 리듬 타며 걷는 것부터 다시 배웠다”며 “친한 비보이 친구와 매일 두 시간씩 연습했다”고 전했다.
액션 연기와 브레이크댄스의 차이점도 언급했다. 그는 “액션은 발을 땅에 붙이고 하지만 브레이크댄스는 거의 손으로 몸을 지탱한다”며 “상체 힘이 굉장히 중요했다. 나는 하체 발달형이라 익숙해지는 데 오래 걸렸다”고 웃어 보였다.
온 정성을 다해 완성한 영화에 대한 만족감도 드러냈다. 강동원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한 것 같다”면서도 “아쉬운 부분도 많다. 헤드스핀을 몇 바퀴 더 돌았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작품 선택을 둘러싼 반응에 대해서도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네티즌들이 ‘얼마나 성공하고 싶은 건지 감도 안 온다’는 반응을 많이 하더라”며 “예전에도 그런 작품이 꽤 있었다. ‘그놈 목소리’ 때는 목소리만 나오는데 왜 하냐고 했고, ‘초능력자’나 ‘군도: 민란의 시대’ 때도 왜 악역을 하냐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는 아이돌 가수 역할이라 더 그런 것 같은데, 사실은 그래서 선택한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게 도전과 변신을 멈추지 않으며 데뷔 이후 23년째 톱스타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강동원이었다. 그는 자신의 데뷔작 ‘늑대의 유혹’을 떠올리며 “부산 광장에 팬들이 가득 모인 모습을 보고 ‘이 인기가 언제까지 가겠어’라는 생각을 했었다”고 회상했다.
이제 그는 흐르는 시간의 변화를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강동원은 “저도 안다. 팬들도 나이를 먹고, 저 역시 나이가 들어간다”며 “팬들도 바쁘고 힘들어서 예전처럼 현장에 자주 오기 쉽지 않다. 나 역시 배우로서 소화할 수 있는 역할의 스펙트럼이 변해가는 걸 느낀다”고 털어놨다.
자연스럽게 은퇴에 대한 생각도 스쳤다고 했다. 강동원은 “한 번도 은퇴를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몇 년 전부터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은퇴 후 계획에 대해서는 “그건 생각해봐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어떤 모습이든 끝까지 연기하고 싶었다. 병이 들면 병든 역할을 맡아서라도 죽을 때까지 연기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마음도 든다”고 고백했다.
‘와일드 씽’은 오는 6월 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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