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킬대학교 심리학과 연구팀
욕설의 ‘탈억제’ 일시해제 규명
편도체 자극해 교감신경 활성화
일상적 빈도 높으면 효과 반감
누군가에게 발을 밟히거나 문틀에 발가락을 부딪치는 순간, 본능적으로 터져 나오는 욕설은 단순한 결례가 아닌 인체의 생존 방어 기제라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킬대학교 연구팀은 정밀 실험을 통해 특정 상황에서의 욕설이 신체적 통증을 유의미하게 완화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특히 최근에는 욕설이 통증 제어를 넘어 신체적 한계를 돌파하게 만드는 심리적 촉매제로 작용한다는 후속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일 국제 학술지 아메리칸 사이콜로지스트에 따르면 영국 킬대학교 심리학과 연구팀은 욕설이 신체의 근력과 지구력을 유의미하게 향상시킨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 192명을 대상으로 의자에서 팔로 몸을 지탱하는 ‘체어 푸시업’을 시켰다. 그 결과, 욕설을 내뱉은 그룹은 중립적인 단어를 말한 그룹보다 평균 11% 더 오래 버텼다. 특히 폭발적인 힘을 필요로 하는 구간에서 욕설의 효과가 가장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의 핵심 원인을 ‘탈억제’ 기제로 설명한다. 인체는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평상시 근육의 힘을 100% 사용하지 않도록 뇌에서 스스로를 억제한다. 그러나 욕설을 하는 순간 뇌의 감정 중추인 편도체가 강하게 자극되면서 심리적 제동 장치가 일시적으로 해제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욕설은 뇌를 일종의 전시 상태로 전환시킨다”며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아드레날린이 분비되고 이를 통해 신체는 평소에 가해졌던 억제 기제를 무시하고 더 강한 물리적 힘을 투입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는 욕설이 통증 내성을 33% 향상시킨다는 선행 연구 결과와 궤를 같이한다. 앞서 연구팀은 대학생 67명을 대상으로 5°C의 얼음물에 손을 넣고 버티는 ‘찬물 압박 검사’도 실시한 바 있다. 실험 결과, 통증 발생 시 욕설을 반복한 그룹은 중립 단어를 외친 대조군보다 인내 시간이 약 33% 길었고, 주관적인 통증 수치 또한 낮게 평가했다. 특히 욕설 시 심박수가 유의미하게 상승하는 현상이 관찰돼 욕설이 신체적 방어 기제를 활성화하는 실질적 기제로 작용함이 증명됐다.
최근 연구에선 욕설이 심리적 타격에 대한 방어 효과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론티어스 인 사이콜로지에 따르면 사회적으로 소외되거나 거절당했을 때 느끼는 심리적 고통 역시 욕설을 통해 완화될 수 있다고 밝혀졌다. 인간의 뇌는 신체적 통증과 심리적 통증을 동일한 부위(전대상피질)에서 처리하는데, 욕설이 유도하는 정서적 카타르시스가 마음의 상처를 진정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연구팀은 이러한 효과가 평소 욕설을 남용하지 않는 사람들에게서만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욕설이 습관화돼 뇌가 그 자극에 익숙해지면 교감신경을 깨우는 충격 효과와 정서적 반응이 무뎌져 신체적 방어 기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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