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큰 선물'은 휴전? 해협 통과?…아직 못 믿는 월가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3 weeks ago 26

이란 '큰 선물'은 휴전? 해협 통과?…아직 못 믿는 월가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협상에 대한 의구심이 이어졌습니다. 이란은 협상 사실을 부인했고, 미국은 해병대에 이어 공수부대까지 보내고 있습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넘어섰고, 국채 금리는 폭등세를 보였습니다. 뉴욕 증시는 소폭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전쟁 외에도 악재가 있었습니다. 사모대출에 대한 부정적 뉴스가 분위기를 악화시켰고, 앤트로픽의 클로드 업데이트 뉴스에 소프트웨어 주식도 다시 급락했습니다.
하지만 장 마감 뒤 변수가 생겼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큰 선물을 보냈다"라고 했는데요. 이란은 "비적대적 선박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다"라고 밝혔고요. 이스라엘 채널12 TV는 "휴전이 곧 발표될 수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내로 양국 협상이 열릴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1. 트럼프 "협상 진행중"이라는데

어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매우 좋고 생산적 대화"를 시작했다며 이란의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5일간 연기한 덕분에 유가가 떨어지고 증시에서는 랠리가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란이 회담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여러 차례 부인한 데 이어 밤사이 양측이 공격을 주고받으면서 유가가 아침부터 다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이란은 이스파한의 가스 시설, 코람샤르의 송유관이 피해를 입었다며 보복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실제 이스라엘의 핵발전소가 있는 디모나, 수도 텔아비브 등이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받았고요. 쿠웨이트에서는 정전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이란은 또 사망한 알리 라리자니의 후임으로 이슬람 혁명 수비대 출신의 강경파 인사,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를 국가 안보 최고 책임자로 임명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가 이란 공격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보도(월스트리트저널)도 나왔습니다. 사우디 참전은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겁니다. 뉴욕타임스는 사우디의 빈 살만 왕세자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전쟁을 계속하라고 압박했다고 썼습니다. 이 지역을 재편할 "역사적 기회"라는 겁니다. 다만 사우디와 UAE는 이란이 전력 및 수자원 시설을 공격하겠다는 위협을 실제로 실행에 옮길 경우에만 전쟁에 참여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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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는 미국이 3000명 규모의 82공수여단 파병을 검토하고 있다고 썼습니다. 이들이 중동으로 이동 중인 31해병대와 함께 투입할 수 있다는 겁니다. 폭스뉴스는 82공수여단의 브랜든 테그트마이어 사령관이 중동 파병 명령을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집트, 터키, 파키스탄 중재국들은 미국과 이란이 신속하게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전했습니다. 양측은 여전히 "큰 입장 차이"를 보인다는 겁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관료들을 인용해 논의가 초기 단계이며 실질적 내용이 있지는 않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런 뉴스들이 이어지면서 장 초반 흐름은 좋지 않았습니다. 중재국들을 거쳐 협상을 하자는 대화가 시작된 것은 맞지만, 합의와 가까운 상황은 아닌 것이죠.

24일 아침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4~0.8% 내림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분위기가 좀 바뀐 것은 오전 10시50분께 나온 CNN 보도 덕분이었습니다. 이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이란 사이에 "대화 시도"가 있었으며, 이란은 전쟁 종식을 위한 "지속 가능한" 제안에 귀 기울일 용의가 있다고 전한 것입니다. 이 소식통은 "여러 중개자를 통해 메시지가 오갔다. 워싱턴 주도로 접촉이 있었지만, 본격적 협상 단계에는 이르지는 못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란은 핵무기를 절대 개발하지 않겠다는 모든 필요한 보장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핵 기술을 평화적으로 이용할 권리가 있다. 어떤 제안이든 모든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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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총리가 올린 메시지를 공유했습니다. 샤리프 총리는 "미국과 이란이 합의할 경우, 전쟁의 포괄적 해결을 위한 회담을 주최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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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는 파키스탄 관계자를 인용해 이르면 이번 주 JD 밴스 부통령,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제러드 쿠슈너가 이슬라마바드에서 이란 당국자들과 만나 협상을 벌일 예정이라고 보도했었는데요. 악시오스는 "미국과 중재국들이 이르면 목요일에 이란과 고위급 평화 회담을 개최할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지만, 테헤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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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오후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JD 밴스 부통령,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이 이란과 협상을 주도하고 있으며, 합의가 임박했다는 낙관적 전망을 밝혔습니다. 그는 "미리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란은 핵무기를 절대 보유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라고 했습니다. 또 이란이 협상에 대한 선의의 표시로 "큰 선물을 주었고, 오늘 그 선물이 도착했다. 무엇인지 말하지 않겠지만, 매우 귀중한 상품"이라며 "석유와 가스 관련된 것이고, 해협 통행과 관련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한 일은 매우 훌륭했다. 이 일을 통해 우리가 올바른 사람들과 협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고 설명했고요. 이란에서 일어난 일을 "정권 교체"라고 표현했습니다. "문제를 일으켰던 (과거) 지도자들과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2. 이란 선물은 해협 통행?

장 마감 뒤 상황이 변하고 있습니다.

이란이 국제해사기구(IMO) 회원국들에 보낸 서한이 발표됐는데요. "외국 선박이 이란에 대한 공격 행위를 지원하지 않고 테헤란이 정한 규정을 준수하는 한 이란 당국과의 협의 하에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통행을 보장받을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미국과 이스라엘, 공격에 가담한 다른 국가 선박을 제외한 비적대적 선박은 통과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큰 선물'은 이것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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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각 이스라엘 채널12 TV는 "미국이 한 달간의 휴전 기간을 요청했으며, 구체적 기간은 곧 발표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위트코프 특사와 쿠슈너가 추진 중인 협상 메커니즘에 따라 먼저 휴전부터 한다는 것인데요. 이는 가자지구 종전 방식과 유사합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이란에 15개 합의안을 보냈다고 보도했습니다. 여기에는 ▲이란의 기존 핵 능력 해체 ▲기존 농축 우라늄의 국제에너지기구(IAEA) 이전 ▲이란의 '대리세력' 전략 포기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 상태로 유지 ▲탄도미사일은 방어 목적으로만 사용 ▲이란에 대한 모든 제재 해제 등을 담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파키스탄을 경유해 전달된 이 계획이 이란에서 얼마나 공유되었는지, 이란이 이를 협상의 기초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는지는 불분명하다”라고 썼습니다. 채널 12는 “이스라엘은 해당 제안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이란이 그 조건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어디까지 합의가 이뤄진 것인지, 이번 주에 만날 것인지 등 아무 것도 확실한 것은 없습니다. 혼란스러운 상황인데요. 해군 제독 출신인 칼라일의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부회장은 관전 포인트를 세 가지로 설명합니다.

① 협상에서 주목할 점=현재까지는 비공식 채널 중심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쿠슈너와 위트코프 특사의 움직임을 주목하라고 했습니다. 이들이 협상을 담당해 온 만큼, 만약 진지한 대화가 이루어진다면 이들이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겁니다. 스타브리디스 부회장은 "쿠슈너와 위트코프가 제네바 같은 중립 지역으로 이동하기 전에는 양측이 본격적으로 협상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말했습니다.

② 해병대 투입한다면=중동으로 향하고 있는 두 개의 해병대는 이란의 하르그섬,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안선, 심지어 농축 우라늄 비축 시설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실제 상륙이 이루어진다면 이는 첫 대규모 지상군 투입의 시작으로, 상황은 더 장기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③ 해협 문제가 풀릴지=이란은 기뢰, 소형고속정, 드론, 단거리 탄도미사일, 해안포 등 해협을 ‘강제 봉쇄’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을 보유하고 있는데, 최악의 경우 유조선을 침몰시켜 항로 자체를 물리적으로 봉쇄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만약 이란이 이렇게 격렬한 대응을 선택한다면 군사력을 해협 주변으로 집중할 것이라며, 이를 주시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3. 커지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

S&P글로벌은 매달 세계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제조업과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를 발표하는데요. 오늘은 3월 PMI 잠정치가 나오는 날이었습니다.

아시아부터 시작해 유럽, 미국 등에서 줄줄이 나온 PMI는 벌써부터 높아진 유가가 이미 각국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S&P는 "스태그플레이션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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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 제조업 PMI가 2월 53.0→3월 51.4로 하락했습니다. 서비스업은 53.8→52.8로 둔화했습니다. 여전히 50 이상의 확장 국면을 유지했지만, 성장 속도는 둔화했습니다. 이는 반도체 등 핵심 상품에 대한 수요 전망이 긍정적이기 때문입니다. 연료비 상승, 중동 분쟁으로 인한 공급망 차질, 엔화 약세로 인한 수입 비용 증가 등 여러 요인에 힘입어 투입비용은 11개월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로존 : 종합 PMI는 2월 51.9→50.5로 집계돼 10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습니다. 서비스업 PMI가 51.9→50.1로 크게 하락한 탓입니다. 그나마 제조업은 50.8→51.4로 개선됐습니다. 투입 가격은 다시 상승세를 돌아섰습니다. ING는 "중동 분쟁 발발 이전 유럽 기업들의 낙관론은 강했다. 하지만 전쟁으로 인해 3월 기업들 전망은 훨씬 어두워졌으며, 투입 비용의 상당한 증가와 공급망 차질을 보고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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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 3월 종합 PMI는 52.3→51.4로 낮아졌습니다. 이는 ‘해방의 날’이 있었던 2025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서비스업 PMI가 51.7→51.1로 둔화한 탓입니다. 제조업의 경우 51.6→52.4으로 살짝 높아졌습니다. 인플레이션 관련 수치는 우려스러웠습니다. 투입 가격은 에너지 가격 상승에 힘입어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판매 가격도 2022년 8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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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글로벌의 크리스 윌리엄스 이코노미스트는 "PMI 조사 데이터는 중동 전쟁 발발 이후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이라는 달갑지 않은 조합이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기업들은 이번 분쟁으로 인한 추가 불확실성과 비용 부담 증가가 수요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번 PMI 데이터는 GDP가 연율 기준 불과 1.0%의 속도로 성장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물가 지수들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4% 수준까지 가속화되고 있음을 나타내는데, 이는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진입할 위험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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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유가는 오르고 있습니다.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넘어섰습니다. 브렌트유 5월물은 4% 이상 상승해 배럴당 104.49달러를 기록했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물도 4.79% 오르며 배럴당 92.35달러로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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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석유 수송이 4월 10일까지 차질을 빚으리라는 전망 아래에서 브렌트유가 3월 배럴당 105달러, 4월 115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합니다.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사상 최고치인 160달러에 근접할 수도 있다고 보고요. 이에 따라 2026년 말까지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은 3.1%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데요. 이는 전쟁 이전 전망치보다 1%포인트 높은 수치입니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PCE 인플레이션도 올해 4분기를 기존 예상보다 약 0.35%포인트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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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미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관측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Fed워치 시장에 따르면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은 한 달 전 95%에서 오늘 약 9%로 떨어졌습니다. 찰스슈왑의 쿠퍼 하워드 채권 담당 이사는 "유가가 높은 수준을 오래 유지할수록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장기 채권 수익률도 높은 상태를 유지할 것이다. 인플레이션 상승 가능성을 고려할 때 Fed가 당분간 금리 동결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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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금리는 또 급등했습니다. 오후 4시께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5.6bp 오른 4.392%, 2년물은 9.4bp 뛴 3.925%를 기록했습니다.

국채 금리가 뛴 이유는 유가 상승 외에도 몇 가지 더 있습니다.

4분기 생산성 수정치가 발표됐는데요. 생산성 증가율은 이전 2.5%에서 1.8%로 하향 조정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단위 노동 비용이 이전 추정치인 3.1%를 웃도는 4.4%로 발표됐습니다. 기존 생각보다 생산성이 낮고 노동 비용이 많이 든다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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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미국의 연방정부 부채가 최근 39조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40조 달러는 금세 돌파할 수 있습니다. 의회예산국(CBO)은 이번 회계연도 재정 적자가 1조85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여기에 전쟁 비용이 추가되어야 할 것입니다. 국방부는 2000억 달러의 추가 예산을 요청한 상태입니다. 또 연방정부는 무효가 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관세로 인해 1300억 달러 이상을 환급해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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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문제도 있습니다. 아폴로매니지먼트는 올해 14조 달러 규모의 투자등급채권(IG) 공급이 시장에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미 연방정부가 향후 12개월 동안 10조 달러에 달하는 국채를 차환 발행해야 하고요. 올해 예상되는 약 2조 달러 재정 적자만큼 채권을 더 찍어야 합니다. 아마존 메타 등 하이퍼스케일러도 채권 시장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2026년 총 회사채 발행액은 약 2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폴로의 토스텐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이 모든 것을 합하면 올해 시장에 공급될 투자 등급 채권의 규모는 약 14조 달러에 달한다. 채권 공급의 증가는 금리와 신용 스프레드에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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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부정적 요인이 많다 보니, 오늘 실시된 690억 달러 규모의 2년물 국채 경매 결과는 엉망이었습니다. 발행 금리는 3.936%에 거래됐는데요. 이는 발행 당시 시장 금리(WI)보다 1.8bp나 높은 것이었습니다. 지난달 발행 금리(3.455%)보다 크게 높아졌는데도, 수요가 안 따른 탓이었습니다. 응찰률은 2.44배로 2024년 5월 이후 가장 낮았고요. 프라이머리 딜러(금융사)들이 떠안아야 한 게 발행 물량의 24.1%에 달했습니다. 최근 6회 평균 10.7%의 두 배가 넘습니다. 내일은 700억 달러 규모의 5년물, 목요일에는 440억 달러 규모의 7년물 경매가 이어집니다.

4. 이어지는 사모대출 불안

전쟁 외에도 악재들이 몰려나왔습니다. 먼저 사모대출 불안입니다.

아폴로매니지먼트는 자산 150억 달러 규모의 비상장 사모대출 펀드에서 환매 요청이 빗발치자 환매를 제한했습니다. 전체의 11.2%에 달하는 규모의 상환 요청이 들어오자, 환매 한도를 5%로 제한한 것입니다. 아레스매니지먼트도 107억 달러 규모 사모대출 펀드에서 환매를 제한했습니다. 11.6%에 대한 환매 요청을 받자, 환매 금액을 5%로 막은 것입니다. 아레스는 환매 요청의 대부분은 전체 주주의 1% 미만인 소수의 패밀리 오피스와 소규모 기관 투자자가 했다고 밝혔습니다. 즉 매우 부유한 투자자들이 환매에 앞장서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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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모건스탠리, 블랙록, 블랙스톤 등이 운용하는 대부분의 사모대출 펀드가 비슷한 환매 압력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업계 전반에 걸쳐 6개 이상의 주요 사모대출 펀드에서 총 117억 달러 규모의 환매 요청이 있었지만, 실제 인출된 금액은 78억 달러로 66%에 불과하다고 분석했습니다.

퓨처스탠다드와 KKR이 함께 운용하는 한 사모대출 펀드(FS KKR 캐피털 코퍼레이션)에 대해 무디스는 신용등급을 투기 등급으로 강등했습니다. 무디스는 "지속적인 자산 건전성 문제"로 인해 수익성과 펀드 포트폴리오 가치가 동종 업계 대비 하락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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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당국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소형 신용평가사 이건존스(Egan-Jones)의 신용등급 부풀리기 의혹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퍼스트브랜즈 등의 부실 사태에 따른 것입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도이치뱅크, BNP 파리바, 소시에테제네랄 등 은행들에 사모대출 관련 거래 내역을 제출하도록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블랙스톤, KKR, 아폴로, 아레스 등 대체 자산 운용사 주가가 장 초반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결국 블랙스톤은 1.25% 떨어졌고요. 아레스는 0.97%, 블루아울 1.43% 내렸습니다. 하지만 아폴로는 0.72%, KKR은 0.08% 상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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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주식들도 급락했습니다. 앤스로픽이 클로드 기능을 업데이트했는데요. 사용자가 스마트폰 등을 통해 요청하면 클로드가 컴퓨터에서 앱을 열고, 웹 브라우저를 탐색하고, 스프레드시트를 작성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게 다시 소프트웨어 기업들에 대한 파괴적 혁신 우려를 불러일으킨 것이죠.

세일스포스 6.23%, 서비스나우 5.68%, 인튜이트 5.38%, 스노우플레이크 7.38%, 데이터독 5.15%, 워크데이 5.67% 등 주요 소프트웨어 주식들이 폭락세를 보였습니다. 소프트웨어 업종 ETF인 IGV는 4.29% 떨어졌습니다. 지난 2월23일 76.26달러를 바닥으로 반등을 시작해 88달러 근처까지 회복했었는데요. 오늘 80.82달러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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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스파고의 권오성 전략가는 "사모대출과 AI의 파괴적 혁신에 대한 부담은 S&P500 지수에 상당한 역풍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S&P500 지수의 상승 여력은 1) 시장이 Fed의 금리 인하를 다시 반영하기 시작하거나 2) 지속적인 재고 확대에 힘입어 성장세가 다시 가속화될 경우가 발생하지 않으면 7000선으로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5. 기술주 하락 주도

결국 주가는 내림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S&P500 지수는 0.37%, 다우는 0.18% 내렸는데요. 나스닥은 0.84%나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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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주 중심으로 내렸다는 뜻입니다. 맞습니다. 사실 업종별로 보면 11개 업종 가운데 7개가 올랐습니다. 에너지(2.05%) 소재(1.67%) 유틸리티(0.74%) 산업(0.57%) 등이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하락한 업종은 커뮤니케이션서비스(-2.50%) 부동산(-0.77%) IT(-0.71%), 임의소비재(-0.54%) 등 4개로 대부분 매그니피센트 7 주식들이 속한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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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니피센트 7의 경우 알파벳이 3.28%, 마이크로소프트 2.68%, 메타 1.84%, 아마존 1.38% 등이 큰 폭으로 내렸습니다. 엔비디아는 0.25% 하락했고요. 테슬라(0.57%) 애플(0.06%)은 소폭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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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은 오후 5시께 1.5% 오른 온스당 4470달러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오늘 금값이 하락하면 10일 연속 하락이라는 기록이 세워질 뻔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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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금협회(WGC)는 금값 하락 이유로 "실질 금리의 급격한 상승과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 디레버리징과 차익 실현 매물이 모두 투자 심리에 부담을 주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단기적 충격이 금의 단기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다극화, 지정학적 분열 심화, 지속적인 국가 부채 증가 등 더 펀더멘털한 요인들이 금의 전략적 역할을 계속 뒷받침할 것"이라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금 매입에 나서는 중앙은행이 더 많아질 전망"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사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진 뒤 금값 상승세는 중국, 터키, 폴란드 등 각국 중앙은행이 주도했습니다. 가격이 싸진 만큼 중앙은행들이 금 매수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있는데요. 일부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러시아, 카자흐스탄, 카타르를 제외한 금 매수를 늘려온 대부분의 중앙은행이 에너지 수입국이라는 겁니다. 현재와 같은 유가 급등을 고려할 때 이들 국가는 외화 부족, 환율 압박을 겪을 수 있고요. 금을 매수하기보다는 매도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겁니다. 실제 터키중앙은행이 리라화 방어를 위해 1350억 달러 규모의 금보유고를 활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란 '큰 선물'은 휴전? 해협 통과?…아직 못 믿는 월가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JP모건은 "이번 금의 급락세는 매우 가혹하다. 이는 '모든 것을 팔아치우는' 거래(sell everything trade)가 금까지 번졌다는 얘기다. 하지만 에너지 공급 차질이 길어지고 인플레이션과 특히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수록 금 가격은 빠르게 상승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팔아치우는 거래가 아직 끝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골드만삭스 트레이딩데스크는 "현재 분석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더 이상 공격적 장기 투자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비중을 많이 줄인 상태도 아니다. 포지션 재조정이 시작되었지만, 그 과정이 완료되었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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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데니리서치는 "2020년대 말까지 금값이 1만 달러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은 변함없다”라면서도 "연말 금값 전망치는 온스당 6000달러에서 5000달러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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