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운동장이 고요한 학교가 늘어나고 있다. 안전사고 책임 회피, 인근 주민들의 민원, 혹은 입시 경쟁 등 다양한 이유로 학교들이 운동장에 ‘자물쇠’를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실에 따르면 전국 6189개 초등학교 가운데 312개교(5.04%)가 수업시간 외 스포츠 활동을 금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34.7%, 서울 16.7%로 대도시일 수록 비율이 높았다.
학교의 입장도 이해는 간다. 운동하다 다치는 학생이 나오거나 일부 운동 실력이 뒤떨어지는 학생이 소외될 경우 민원 폭탄이 날아들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간과하는 사실이 있다. 교과서가 담지 못한 삶의 진짜 수업은 때로 책상이 아닌 흙먼지 날리는 운동장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알베르 카뮈는 “내가 도덕과 의무에 대해 알고 있는 모든 것은 축구에서 배웠다”고 고백했다. 그는 골키퍼로 활약하며 협력의 가치와 규칙의 중요성, 그리고 무엇보다 ‘패배를 받아들이는 태도’를 익혔다.
운동장은 단순히 체력을 기르는 장소가 아니라 인생의 축소판이다. 인생은 결코 승리로만 채워질 수 없다. 오히려 살아가며 마주할 수많은 좌절을 어떻게 견디고 다시 일어설 것인가가 삶의 질을 결정한다. 운동장은 바로 그 ‘잘 지는 법’을 몸소 체험하며 배우는 교육 현장이다. 아이들은 공이 언제나 원하는 방향으로 굴러가지 않고, 심판 판정도 늘 내 편일 수 없다는 사실을 운동장에서 자연스럽게 배운다.
그러나 지금의 학교는 ‘사고 예방’과 ‘행정 편의’라는 이름 아래 이 소중한 교실의 문을 닫아걸고 있다. 아이들이 넘어지고 깨지며 배울 권리보다 관리의 안락함을 우선시한 결과다. 패배의 쓴맛을 보지 못한 채 책상 앞에만 갇힌 아이들은 작은 시련에도 무너지는 나약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다.
운동장도 교실이다. 시끄러운 함성과 거친 숨소리가 들리지 않는 학교는 학원보다 나을 것이 없다. 아이들이 마음껏 공을 차고 승패와 관계없이 웃으며 악수할 수 있을 때, 우리 사회의 미래도 비로소 건강해질 수 있다. 승리하는 법보다 더 중요한 것은 넘어진 자리에서 먼지를 털고 다시 일어나는 법이라는 것을 운동장에서 가르쳐야 한다.
[이용익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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