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의 연애 빙자 사기 즉 ‘로맨스 스캠’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점점 더 교묘해지는 수법에 올 상반기 집계된 피해 금액만 454억원에 달했다.
23일 SBS 뉴스토리에 따르면 경기도 양주에서 홀로 아이를 키우고 있는 40대 남성 박 씨는 지난 8월 인스타그램 디엠을 통해 한 여성과 연락을 시작해 연인처럼 대화를 주고받았다.
어느 날 그녀는 “금 단기 투자로 큰돈을 벌 수 있다”며 투자를 제안했다. 처음엔 미심쩍은 마음으로 돈을 투자한 박 씨는, 입금한 660만원이 870만원이 되어 돌아오자 그녀를 신뢰케 됐다.
하지만 이는 그녀가 던진 미끼였다. 이후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말에 대출까지 받아 1억원을 투자했으나 결국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다. ‘그녀’를 믿었다가 전 재산을 잃은 박 씨는 결국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인천에 거주하는 20대 남성 김 씨도 이성을 사귀고자 만남 앱을 깔았다가 변을 당했다. 앱에서 만난 여성이 호감이 있는 척 다가와 악성 해킹 프로그램을 설치하게 만든 뒤 이른바 ‘몸캠’을 유도한 것이다. 사기범은 150만원을 보내지 않으면 김 씨의 지인들에게 ‘몸캠’ 영상을 유포하겠다며 협박했다. 계속되는 협박을 차단하려 번호를 바꾼 뒤에도 김 씨는 한동안 불안에 떨어야 했다.
위 사례들처럼 로맨스 스캠의 경우 SNS, 데이팅애플리케이션(앱) 등에서 친분을 쌓은 뒤 투자를 권유하는 방식이다.
또 다른 피해자 이모 씨도 대만 여성으로부터 해외 거래 사이트를 소개받은 뒤 수천만원을 투자했으나 갑자기 거래소 사이트가 폐쇄되고 상대 여성도 연락 두절되는 일을 겪었다.
이 외 해외 유명 가상자산 거래소 명칭이나 링크, 로고 등을 교묘하게 가져와서 투자자들을 헷갈리게 하는 사례도 조심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로맨스 스캠이나 가상자산 투자사기가 의심될 경우 수사기관에 즉시 신고하거나 금감원 홈페이지에 있는 투자사기 신고센터를 통해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온라인 투자방, SNS 등을 통한 투자 권유는 일단 의심하고, 특히, 요즘 핫한 코인 투자의 경우 검증되지 않은 사설 거래소를 이용한다면 고액 이체는 절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