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 진짜야?" 오염된 리뷰…'별점 거품' 뺐더니 '우르르'

1 day ago 4

지도 앱 '별점 거품' 뺀 'JMTguri'
'골든 리뷰어' 중심 별점 재계산
별점 '거품 의심' 식당 별도 표시
운영자 "한국 지도 앱 신뢰도 바닥"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별점 4.8점에 수백개 리뷰가 달린 맛집을 찾았지만 실망해야 했던 경험담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지도 애플리케이션(앱)에선 높은 점수를 받은 식당도 막상 방문하면 "왜 이렇게 평점이 높지"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꽤나 많다. 광고성 리뷰, 이벤트 참여 후기, 습관적으로 높은 점수를 주는 이용자 평가가 한데 섞이면서 지도 앱 별점에 대한 신뢰도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별점 거품' 뺀 지도 서비스 출시…'진짜 리뷰' 계산

이 같은 '별점 거품'을 통계로 걷어내겠다는 지도 서비스가 등장했다. 건설업계에서 AI·데이터 관련 업무를 하는 김동린씨는 지난 12일 새로운 지도 서비스인 'JMTguri' 본격적으로 선보였다. JMTguri는 카카오맵에 쌓인 식당 리뷰를 바탕으로 별점 속 진짜 점수를 다시 계산한다. 단순히 평균 별점을 보여주는 방식이 아니다. 누가 어떤 기준으로 점수를 남겼는지를 따져 식당의 신뢰도를 다시 측정한다.

기존 지도 앱의 평점은 모든 리뷰를 '같은 무게'로 합산하는 구조에 가깝다. 별점을 후하게 주는 이용자도, 까다롭게 평가하는 이용자도 평균값 안에서는 동일한 한 명이다. JMTguri는 이 지점을 파고들었다. 모든 식당에 5점을 주는 이용자의 평가와 평소 낮은 점수를 주다가 특정 식당에만 높은 점수를 준 이용자의 평가는 무게가 다르다는 판단이다.

서비스의 핵심은 '가중 긍정률'이다. JMTguri는 카카오맵 평균 별점을 그대로 가져와 보여주는 대신 리뷰를 남긴 이용자들의 판단 성향을 반영해 긍정평가 비율을 다시 산출한다. 리뷰를 많이 남긴 인원 중에서도 평균 별점이 지나치게 높거나 낮지 않고 식당별로 점수를 구분해온 이용자의 신뢰도를 더 높게 봤다.

JMTguri는 이를 위해 '골드 리뷰어' 기준을 따로 설정했다. 리뷰 50개 이상을 남겼고 평균 별점이 2.5~4.2점 사이인 이용자가 이에 해당한다. 무조건 후한 평가를 남기는 이른바 '칭찬봇' 패턴은 가중치에서 제외했다. 반대로 평소 까다롭게 평가해온 리뷰어가 특정 식당에 긍정적 평가를 남겼다면 해당 장소의 점수엔 더 강한 신호로 반영된다.

'숨은 맛집' 비결 참고…광고 리뷰 섞인 평점 '극복'

김씨가 JMTguri를 떠올린 계기도 이와 관련이 있다. 지인이 골라준 식당이 인상적이어서 '숨은 맛집' 찾는 비결을 묻자 "리뷰를 충분히 많이 써본 사람들 중에서 별점을 무조건 후하게 주지 않는 사람들의 판단만 신뢰한다"는 답을 들었던 것. JMTguri는 이 같은 리뷰 판별법을 통계 알고리즘으로 구현한 서비스다.

JMTguri가 기존 지도 앱과 다른 점은 별점 자체보다 '별점이 만들어진 과정'을 드러낸다는 데 있다. 단순 평균 점수만 보면 이용자는 식당의 실제 평가 구조를 알기 어렵다. JMTguri는 카카오맵 평균 별점과 자체 가중 긍정률의 차이가 큰 식당에 '거품 의심' 라벨을 붙인다. 별점은 높지만 신뢰도 높은 리뷰어들의 긍정 신호가 약한 식당을 따로 구분해 보여주는 식이다.

이 구조는 광고·협찬 리뷰가 뒤섞인 평점 시장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지도 앱에서 별점은 가장 직관적인 지표지만 동시에 가장 오염되기 쉬운 지표이기도 하다. 이벤트 참여 대가로 남긴 높은 평점과 실제 손님이 자비로 방문한 뒤 남긴 평점이 같은 무게로 평균에 반영되면 점수는 높아져도 정보의 품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JMTguri는 광고를 받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어떤 식당도 돈을 내고 노출 순위를 올릴 수 없다. 이용자는 JMTguri에서 식당을 검증한 뒤 카카오맵으로 넘어가 길찾기나 예약을 이용하면 된다. 김씨는 JMTguri를 지도 앱의 대체재가 아니라 검증 도구로 규정했다. 식당을 찾는 첫 단계에서 "이 집 진짜야?"라는 질문에 답하는 도구란 설명이다.

'별점 거품'을 걷어낸 신규 지도 서비스 'JMTguri' 서비스 화면. 사진=JMTguri 캡처

'별점 거품'을 걷어낸 신규 지도 서비스 'JMTguri' 서비스 화면. 사진=JMTguri 캡처

6일 만에 이용자 1만명 돌파…"지도 앱 신뢰 바닥"

서비스 규모도 빠르게 커졌다. JMTguri는 지난 2월22일 첫 배포됐다. 초기에는 잠실·송파·방이동 24곳, 흑석동 259곳 등 총 283곳만 다루는 작은 실험으로 시작했다.

김씨가 정식 출시로 보는 시점은 지난 12일이다. 인스타그램 채널 '여행에미치다'에 JMTguri 소개 게시물이 올라가면서 외부 유입이 늘었다. 출시 이후 약 3개월간 누적 사용자는 300명 수준이었지만 바이럴 첫날에만 약 1200명으로 늘었다.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6일간 하루 평균 이용자 수는 약 2300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기준 누적 이용자는 약 1만4300명이다.

등록식당 수도 확대됐다. 전날 기준 JMTguri에 등록된 식당은 13만7432곳. 서울·경기뿐 아니라 부산·대구·인천·대전·광주·울산·세종·제주로 서비스 지역을 넓혔다.

JMTguri는 맛집 검색에만 머무르지 않을 계획이다. 김씨는 지역 서점, 전시관·미술관, 캠핑장 등 다른 장소에도 동일한 신뢰도 분석 방식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블로그 글이 AI로 작성됐는지, 협찬 광고성 글인지 판별하는 지표도 개발 중이다. 리뷰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역 상권 분석이나 식당 흥망 요인을 설명하는 콘텐츠도 구상하고 있다.

김씨는 JMTguri가 자영업자를 '저격'하는 서비스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광고비를 쓰기 어려운 정직한 가게가 기존 별점 구조에서 손해를 본다는 것이 김씨의 설명이다. 김씨는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진짜 좋은 가게가 광고비 없이 정당하게 보상받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이런 플랫폼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별점은 소비자가 한눈에 보기 가장 쉬운 지표이지만 동시에 가장 더럽혀지기 쉬운 지표라는 모순이 있어 한국 지도 앱들의 별점 신뢰도가 바닥을 칠 수밖에 없다"며 "그나마 카카오맵 유저들은 비교적 냉철한 평가를 많이 남기는 편이라 예전부터 '참고할 만하다'는 의견이 있었고 JMTguri 데이터도 카카오맵 리뷰를 기반으로 하지만 카카오맵 역시 광고·협찬 자체를 피할 방법이 없는 만큼 결국 한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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