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전시 함께하는 봉안당으로 추모 문화 바꿔 나갈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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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음악·전시 함께하는 봉안당으로 추모 문화 바꿔 나갈것"

입력 : 2026.05.08 16:15

김동균 용인공원 이사장
용인 봉안당 아너스톤 운영
실내외 미술작품 상시 전시
故강수연·김수미도 잠들어
선대 사업 33세에 물려받아
최대 규모 제2 봉안당 추진

사진설명

"돌아가신 부모님을 만나러 가는 길이 슬픈 길이 아니라 문화를 즐기고 옛 추억을 떠올리는 따뜻한 시간이 되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재단법인 용인공원을 이끄는 김동균 이사장은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추모시설의 새로운 방향성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단순히 고인을 모시는 공간을 넘어 음악·전시·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가족들이 자연스럽게 부모와 조상을 기억하는 공간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용인공원이 운영하는 프리미엄 봉안당 '아너스톤'은 기존 장묘시설과 차별화된 공간 설계로 주목받고 있다. 봉안당 건물 외부와 내부가 마치 호텔이나 골프장 클럽하우스라고 착각할 정도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봉안당 건물 중앙부 천장을 뚫어 자연 채광을 극대화했다. 1층 한지, 2층 목재, 3층 대리석 등 각 층마다 각기 다른 자재를 사용해 고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세상을 떠난 강수연 배우, 김수미 배우, 윤석화 배우, 방송인 이상용 등 많은 유명인이 잠들어 있다.

김 이사장은 "국내외 100여 곳을 직접 보고 연구했지만 기존 국내 시설로는 소비자 눈높이에 못 미쳤다"면서 "개방감과 편안함을 핵심 가치로 고객들이 추모할 때 부담을 최대한 덜어드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테라스형 구조와 제례 서비스, 헌화 서비스 등은 모두 국내 봉안당 가운데 최초 시도다. 그는 "과거에는 묘지나 봉안당이 '슬픈 장소'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점차 가족들이 편하게 방문해 추억을 나누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용인공원에서는 문화 행사와 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서비스하고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 야외에서 조각 전시회를 열고 실내에는 미술 작품 20여 점이 상시 전시돼 있다. 단순히 봉안당을 방문해 짧게 추모하고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가족들이 머물면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기억을 나눌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김 이사장은 "고인을 기억하는 방식이 꼭 제사나 형식적인 의식일 필요는 없다"며 "부모님이 좋아하시던 음악을 듣거나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역시 훌륭한 추모 방식"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이 장례 사업을 맡게 된 것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그는 2000년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한국IBM에서 일하며 컴퓨터와 서버를 판매했다. 이후 부동산 개발 분야에서 자신의 사업을 해볼 생각으로 미국 플로리다대에서 부동산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인생 방향이 바뀌었다. 김 이사장은 "2005년에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갑자기 이사장을 맡게 됐다"며 "33세의 어린 나이에 준비 없이 경영을 맡게 됐다"고 회상했다.

용인공원은 본래 독립운동가인 도산 안창호 선생이 만든 단체인 흥사단이 설립한 법인이다. 이후 김 이사장의 부친이 1978년 인수하면서 지금의 가족 경영 체제가 시작됐다. 용인공원은 김 이사장이 인수한 후 2013년 수목장과 야외 봉안당, 2019년 실내 봉안당을 잇달아 선보였다.

김 이사장은 아너스톤에 이어 현재 용인 용지에 제2 봉안당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제2 봉안당은 10만기 규모로 현재 아너스톤(약 2만5000기)의 4배에 달한다. 완공되면 공영과 민영을 통틀어 단일 봉안당 기준 국내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이 시설에는 500석 규모 공연장과 전시 공간, 레스토랑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김 이사장은 "음악회와 전시를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추모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 착공해 2029년 하반기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장례 산업에 몸담으며 자연스럽게 초고령사회 문제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니어와 청년을 연결하는 플랫폼 사업도 구상 중이다. 김 이사장은 "문화·여행·운동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두 세대가 함께 활동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강원도 홍천에 골프장과 리조트 개발 사업도 추진 중이다. 단순 회원제 중심이 아닌 매칭 서비스 등을 통해 시니어 간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고 젊은 프로와의 동반 라운드 프로그램도 검토하고 있다.

김동균 이사장

△1974년생 △경기고 졸업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2003년 플로리다대 부동산학 석사 △2006년~ 재단법인 용인공원 이사장 △2023년~ (주)서창 회장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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