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민주 기자] 다음 달부터 우체국에서도 은행 대출상품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우선 일부 군 단위 우체국에서만 은행 대출상품을 만나볼 수 있으며 추후 전국 대부분의 우체국에서도 업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은행 영업점이 감소하는 추세에서 우체국에서도 은행 업무를 보는 길이 열려 소비자 편의가 향상될 것이란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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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대리업 시범운영이 오는 7월 중 시행된다.(사진=연합뉴스) |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우정사업본부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오는 7월 20일께 우체국에서 은행 업무를 보는 ‘은행대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상황에 따라 시행 날짜는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범운영은 충청남도 청양군과 태안군, 충청북도 괴산군 등 전국 군 단위 총괄우체국 20곳에서 실시한다. 서울과 경기도, 인천, 제주도는 시범운영에서 제외됐다. 시범운영 기간에는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개인 신용대출과 정책서민 금융상품 등 15개 대출상품만 판매된다. 은행 대출 상품을 알아보고 싶은 고객들은 총괄우체국 내 금융창구에서 자유롭게 상담받으면 된다. 예·적금이나 환거래 등 다른 은행업무는 시범운영 후 단계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현재 총괄우체국 직원들 교육이 진행 중”이라면서 “4대 은행 대출 상담을 위한 별도의 공간은 없으며, 기존 우체국 금융 창구에서 업무를 보면 된다”고 말했다.
지방에선 은행 직원 만나러 27km 이동
금융위는 은행대리업으로 대면거래 접근성이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 영업점이 없는 지역에서도 은행대리업자를 방문해 예금 가입이나 대출 신청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은행 대리업은 소비자 대면거래 접근성을 제고하기 위해 도입하는 만큼 은행대리업자는 대리업무를 대면으로만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지방에서는 평균 4.8km를 이동해야 대면으로 은행업무를 볼 수 있을 정도로 영업점 접근성이 떨어지고 있어 은행대리업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한국금융연구원이 2024년 말 발간한 ‘국내은행 점포 분포에 대한 분석과 시사점’에 따르면 서울에서는 은행을 이용하기 위해 평균 432m만 이동하면 된다. 반면 충청북도 내에서는 4.8km, 전라남도 5.7km, 경상북도는 6.1km 등을 움직여야 한다. 전남 신안군, 경북 청송군 등 25km~27km를 이동해야 하는 지역도 있었다.
은행이 최근 10년간 줄인 영업점 수는 1799개에 달한다. 갈수록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하는데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은 커지자 영업점 수를 줄인 것이다. 효율 경영이라는 효과는 얻었지만, 고령층 거주 비중이 높은 지방 영업점을 더 빠르게 줄이면서 “은행이 금융 소외 현상을 심화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우리나라처럼 은행 영업점을 8년간 2500개 줄인 호주도 우체국을 통해 은행 업무를 보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일본도 은행대리업 제도로 은행 영업점이 부족한 지역 금융서비스 공백을 보완하고 있다. 현재 우체국 등 일본 은행대리업자는 약 1700개로 은행 영업점 수와 맞먹는다.
은행법 개정해 은행대리업 정식 운영
업계에서는 내년 은행대리업 정식 시행도 점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체국도 예·적금, 대출, 보험,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면서 “업무 동질성이 있으니 서비스 범위만 확대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은행대리업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한 상태다. 정식 도입을 위해서는 은행법을 개정해야 한다. 앞서 은행대리업을 위한 은행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지만 계류된 상태다. 국회 원 구성이 완료되면 금융위가 은행법 개정안 발의를 재차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위는 은행대리업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관리·감독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시범운영 단계에서는 필요에 따라 은행대리업자에 대한 직접 검사도 실시한다. 추후 은행법 개정안에 은행대리업자의 영업행위 관련 준수사항과 금융당국 처분권한 등을 명시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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