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막히자 약관대출·예담대·카드론 '쑥'…5개월새 2조

2 hours ago 1

빚투 수요·대출 규제 겹치며 '우회 대출' 늘어
규제 적용 어려운 사내대출도 경계

  • 등록 2026-07-14 오후 3:28:57

    수정 2026-07-14 오후 3:28:57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보험약관대출, 카드론, 예금담보대출 등 이른바 ‘불황형 대출’이 올해 들어 빠르게 늘고 있다. 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우회로’를 찾는 이들이 느는 데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까지 더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14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보험회사들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보험사 약관대출 잔액은 지난 5월 기준 71조838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70조7958억원)보다 1조원 넘게 늘어난 수치다. 지난 2021년 말 65조원 수준이던 보험약관대출 잔액은 2023년 말 70조원을 돌파한 후 2024년 71조6561억원까지 늘었다. 그러다 지난해 70조7958억원으로 다시 내려갔지만 올해 들어 5개월 만에 1조431억원 증가했다.

약관대출 뿐 아니라 예금담보대출, 카드론 등도 늘고 있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13일 기준 예담대 잔액은 6조7822억원으로 1월(6조2593억원)과 비교하면 5229억원 증가했다. 4월 말(6조3160억원)과 비교하면 불과 두 달 만에 4662억원이 불어난 것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하반기 7조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카드론도 5월 말 잔액이 43조2534억원으로 올해 1월 말(42조5850억원)보다 6684억원 늘며 사상 최대치를 다시 경신했다. 카드론 잔액은 1월부터 세 달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3월 42조9942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뒤 4월 소폭 줄었지만, 5월 다시 늘어나며 두 달 만에 기록을 갱신했다. 예담대, 약관대출, 카드론을 합치면 1월부터 5월까지만 보더라도 2조원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불황형 대출은 통상 급전이나 필수 생활비가 필요할 때 받는 대출이다. 하지만 올해는 증시 활황으로 예금이나 보험을 깨지 않고 대출을 받아 투자하려는 수요가 커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엔 ‘약관대출 받아 추매(추가 매수)했습니다’ 등의 글들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통상 예담대 금리는 담보로 맡긴 예금 금리보다 약 1%포인트 높다. 현재 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3%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연 4%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는 셈이다. 약관대출 금리도 연 3~4%대 수준으로 웬만해선 연 5%가 넘는 마이너스통장 금리보다 이자가 싸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가계부채를 누르기 위해 은행권 대출을 조이자, 대출자들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카드론이나 약관대출 등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금융위원회도 지난달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통해 약관대출·카드론 등 2금융권 기타대출의 변동성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해달라고 당부한 상태다. 직접적인 규제 적용이 어려운 사내대출도 우회대출 중 하나로 경계하고 있다.

다만 하반기에도 이런 증가세가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예담대의 경우 시중은행들의 가계대출 총량 한도에 포함되는데, 은행들 한도는 이미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5대 은행 기준 대출 여력의 85%가 소진됐다. 앞서 보험사들도 약관대출 최대 한도를 기존 해지환급금의 90~95%에서 85% 수준으로 낮췄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의 관리 강화로 2금융권 역시 증가 속도는 둔화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은행권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일부 풍선 효과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