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키, WBA WBO 타이틀 상실에 경력마감 선언
“다시 경쟁하고 싶은 마음 들었다” 서려경전 각오
3년간 세계 정상 지켰던 체급으로 돌아온 구로키
“체급보다 내 복싱이 중요”…서려경전 필승 의지
5877일(16년1개월2일) 동안 프로였다면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도 이상하지 않다. 메이저 두 단체 월드 넘버원으로 군림하다가 정상을 뺏긴 후라면 더욱 그렇다.
도쿄 고라쿠엔홀에서는 1월21일 신세이 프로모션이 주최하고 일본복싱커미션(JBC)이 주관 및 인정하는 대회가 열린다. 1991년생 34살 동갑 구로키 유코와 서려경의 세계복싱협회(WBA) 여자 미니멈급(47.6㎏) 챔피언 결정전이 메인이벤트다.
일본 신문 ‘닛칸스포츠’는 “WBA 세계복싱기구(WBO) 아톰급(46.3㎏) 통합 챔피언이었다가 2024년 1월 타이틀을 잃은 구로키 유코가 야마시타 마사토 신세이 프로모션 회장에게 직접 요청했던 은퇴를 철회했다”며 서려경과 대결이 성사된 과정을 설명했다.
구로키 유코는 “내 인생의 절반을 권투선수로 보냈다. 한때 마음이 꺾였지만, 다시 경쟁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면서 서려경을 꺾고 왕좌에 복귀하겠다는 결의를 드러냈다.
둘은 복싱 이전 경력으로도 주목받는다. 서려경은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 소아청소년과 의사다. 구로키 유코는 일본 학창 시절 알파인 스키 종목에서 2년 연속 전국체육대회 및 고등학교종합체육대회 예선을 통과했다.
공식 전적 매체 ‘복스렉’은 구로키 유코를 미니멈급 세계랭킹 6위, 서려경을 11위로 평가한다. 서려경은 2024년 3월 여자국제복싱협회(WIBA) 미니플라이급 챔피언 결정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했다.
미니플라이급은 미니멈급을 다르게 부르는 이름이다. 구로키 유코는 ▲세계복싱평의회(WBC) 유스(23세 이하) 아톰급(46.3㎏) 챔피언 ▲WBC 미니플라이급 챔피언도 지냈다.
2014년 5월 WBC 미니플라이급 챔피언으로 등극한 구로키 유코는 2016년 12월까지 947일(2년7개월2일) 만에 5차 방어까지 성공했다. 서려경과 WBA 미니멈급 챔피언 결정전은 WBC 6차 방어가 무산된 2017년 12월 이후 2603일(7년1년15일) 만에 47.6㎏ 월드타이틀매치다.
구로키 유코는 신세이 프로모션이 사단법인 한국복싱커미션(KBM)을 통해 MK스포츠에 제공한 영상 인터뷰를 통해 “어떤 상황이든 내가 할 수 있는 권투를 확실히 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체급을 올려 세계 챔피언을 다시 노리는 심정을 밝혔다.
2024년 1월 WBA WBO 통합타이틀전 패배는 한 해를 시작하는 첫 달에 당한 거라 정신적인 충격이 더 컸다. 마음을 추스르고 7월 재기전 승리로 선수 커리어를 이어간 구로키 유코는 “이번에도 새해 초 시합이다. 반드시 이겨 정상을 되찾겠다”며 서려경전 필승 각오를 다졌다.
구로키 유코 프로복싱 주요 커리어
2008년~ 23승 2무 8패
KO/TKO 10승 무패
2011년 07월 WBC 유스 챔피언 등극
2013년 03월 WBA 타이틀매치
2013년 12월 OPBF 챔피언 결정전
2014년 05월 WBC 챔피언 등극
2014년 11월 WBC 타이틀 1차 방어
2015년 05월 WBC 타이틀 2차 방어
2015년 12월 WBC 타이틀 3차 방어
2016년 06월 WBC 타이틀 4차 방어
2016년 12월 WBC 타이틀 5차 방어
2017년 12월 WBC 타이틀 방어 실패
2018년 09월 IBF 챔피언 결정전
2021년 06월 OPBF 챔피언 결정전
2022년 09월 WBO 챔피언 등극
2023년 03월 WBO 타이틀 1차 방어
2023년 08월 WBA WBO 통합 챔피언 등극
2024년 01월 WBA WBO 타이틀 방어 실패
2025년 01월 WBA 미니멈급 챔피언 결정전
서려경 프로복싱 주요 커리어
2020년~ 7승 3무
KO/TKO 5승 무패
2023년 7월 KBM 챔피언 결정전 승리
2024년 3월 WIBA 챔피언 결정전 무승부
2025년 1월 WBA 챔피언 결정전 참가
[강대호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