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하게 스며들래요"…주니, 새 활력의 전환점 '헤븐 캔 웨이트' [인터뷰+]

2 days ago 7

가수 겸 작곡가 주니 인터뷰
11일 새 싱글 '헤븐 캔 웨이트' 발매
"클래식함 많이 넣어, 은은한 고급스러움 콘셉트"
"행복한 기분 전하고파 작업 방식도 바꿔"
"아티스트는 솔직해야…건강한 뮤지션 될 것"

가수 주니 /사진=모브컴퍼니 제공

가수 주니 /사진=모브컴퍼니 제공

"최근 작업하면서 가장 중요한 건 '의도'라고 생각했어요. 의도를 확실하게 전달하려면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도 그 세상을 알아야 하죠. 그래서 같이 작업하는 프로듀서와 같이 여행도 하고, 은은한 고급스러움을 알고자 파인다이닝 미슐랭 레스토랑도 가봤습니다. 영어 표현으로는 '터치 그래스(Touch grass)'라고 하죠. 늘 작업실에서만 살다가 밖에 나가서 많은 경험을 했습니다."

서울 모처에서 만난 가수 주니(JUNNY·본명 김형준)는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이같이 말했다.

11일 오후 6시 발매할 새 디지털 싱글의 이름은 '헤븐 캔 웨이트(Heaven Can Wait)'. 주니는 "기분 좋은 에너지를 전달해주고 싶은 노래다. '지금이 좋으니까 천국은 잠시 안 가도 돼'라고 말하는 곡"이라면서 "날씨 때문인지 모르겠는데 요즘 제가 느끼고 있는 기분과도 같다"고 소개했다.

사랑에 빠진 순간의 감정과 분위기를 섬세하게 표현한 이 곡의 매력은 절제된 리듬과 미니멀한 사운드를 가지고도 풍부한 감상을 일으키는 은은한 고급스러움이다. 곡의 콘셉트 키워드로도 깔끔하고 자연스러운 스타일 속에서도 은은한 고급스러움이 드러나는 미학 '콰이어트 럭셔리(Quiet Luxury)'를 내세웠다.

주니는 "클래식함을 많이 넣고 싶었다. 70, 80년대 팝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다"면서 "요즘엔 '이 노래를 들어야 해'라면서 얼굴 가까이에 가져다 대는 느낌의 곡이 많지 않나. 그와는 반대로 은은하게 사람들에게 스며들 수 있는 곡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행복을 줄 수 있는 거, 그게 제일 단순한 기분이지 않나"고 말했다.

작위적이지 않은,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행복감이 나오기까지 창작자 주니의 작업 방식 또한 변화가 필요했다. 어떠한 스타일의 곡을 만들겠다고 정한 뒤 작업실에 콕 박혀 작업했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한층 자유분방하게 세상을 보고, 느끼고, 경험했다고 한다.

주니는 "그렇게 하니까 곡이 너무 자연스럽게 나왔다. 무언가를 따라 하려고 하기보다는 여러 아이디어가 나오면서 재미있게 만들어졌다"면서 "지금 내가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부터 생각했고, 그 감정이랑 어울릴만한 환경을 직접 느끼면서 작업을 시작했다. '헤븐 캔 웨이트'가 이 방식의 출발점이다. 이 곡을 만들고 나니 무언가 터진 느낌이다. 계속 새로운 걸 만들고 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가수 주니 /사진=모브컴퍼니 제공

가수 주니 /사진=모브컴퍼니 제공

마이클 잭슨의 곡 '헤븐 캔 웨이트'와 동일한 제목을 쓴 점도 인상적이다. 곡을 듣다 보면 마이클 잭슨 풍의 추임새도 귀에 꽂힌다. 주니는 "너무 존경하는 아티스트라 어떻게든 오마주가 됐으면 좋겠다 싶었다. 마이클 잭슨의 느낌이 많이 들어가 있다. 거기에 모던함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주니는 '헤븐 캔 웨이트'를 두고 "앞으로 나올 곡들을 대표해줄 수 있는 곡"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실제로 곡은 물 흐르듯 편안하면서도 다채로운 전개, 간결하지만 힘 있는 사운드, 감미롭고 개성 있는 주니의 보컬, 귀에 확 감기는 멜로디까지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곡에 대한 만족도를 매겨달라고 하자 주니는 "10점 만점에 10점"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완전히 만족하고 있다. 곡뿐만 비주얼, 콘셉트 등 전부 만족스럽다. 모든 작업 과정이 수월했다. 곡이 밝아서 그런지 느낌이 아주 좋다"며 웃었다.

'콰이어트 럭셔리'라는 콘셉트와 관련해서는 "면티에 청바지를 입어도 사람 자체가 고급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을 재미있게 느꼈다. 이걸 음악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어 "요즘 세상이 도파민을 엄청나게 섭취하는 세상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안에서 담백한 걸 보여주니까 오히려 사람들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뮤직비디오에는 정준하와 노제가 특별 출연한다. 주니는 정준하와의 인연에 대해 "어렸을 때부터 나도, 부모님도 '무한도전'을 너무 좋아했다. 언젠가는 꼭 같이 무언가를 해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제대로 된 역할이 생겼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형님이 내게 커피차랑 분식차를 해줬다. 처음 받아본 거였다. 뮤직비디오 촬영장 자체가 '헤븐 캔 웨이트'였다. 그 하루가 안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뮤직비디오에 대한 만족도도 크다고. 주니는 "감독님한테 노래만 먼저 들려줬는데 너무 신기하게도 '콰이어트 럭셔리'를 셰프의 음식 관련된 요소로 우리와 똑같이 생각했더라. 음악에서 확실한 의도가 전달됐구나 싶었다. 너무 행복하게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같이 만드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주니의 춤도 만나볼 수 있다. 그는 "나름 열심히 준비했다. 뮤직비디오에서 춤을 추는 건 처음"이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가수 주니 /사진=모브컴퍼니 제공

가수 주니 /사진=모브컴퍼니 제공

실력파 아티스트인 주니는 다수의 K팝 아티스트와 환상의 호흡을 자랑해 온 작곡가이기도 하다. 카이 '음(Mmmh)', 제로베이스원 '슬램덩크', '로지스', 아이유 '돌림노래', NCT 드림 '리와인드(Rewind)', 'ANL' 등 수많은 곡에 참여했다.

4살 때 가족들과 캐나다로 이민을 갔던 그는 음악을 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2019년 홀로 한국에 왔다. 11일 기준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등록된 저작물만 163개에 달한다. 그야말로 '열일'이다. 주니는 "감사한 일"이라면서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좋은 곡이 나오려면 많은 사람과 '케미'가 있어야 한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인상적이었던 작업이 있었냐는 물음에는 "최근 제로베이스원 곡에 몇 개 참여했다. 작업실에 3명의 작곡가(JayJay, Perklee, Young Chance)가 더 있다. 엄청나게 핫한 작곡가들이라 이 형들과 같이 작업하면서 제로베이스원이라는 멋진 그룹의 곡을 드릴 수 있었다"고 답했다.

주니는 해외에서 먼저 주목한 아티스트다. 지난해 발매한 정규 2집 '널(null)'로 호평을 얻었고, 유럽·북미·아시아에서 총 23개 도시 규모의 단독 콘서트 투어를 성료했다. 스포티파이 레이더 코리아 아티스트, 랩드 연말결산 캠페인 'K-TrenChill R&B' 장르 2025년 발매곡 기준 최다 스트리밍 아티스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주니는 "노래를 좋아해 주시는 거 같다. 주니라는 사람보다는 노래를 아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하고 싶은 말을 편하게 하고, 생각하는 것들을 얘기할 때 좋아해 주시는 게 느껴진다. 더더욱 아티스트들은 솔직해야 한다고 느낀다"고 털어놨다.

가수 주니 /사진=모브컴퍼니 제공

가수 주니 /사진=모브컴퍼니 제공

주니가 스스로 자부한 건 건강하게 음악을 해왔다는 점이었다. 화목한 가정에서 긍정적인 마인드로 살아온 그의 행보가 고스란히 음악에 녹아들고 있는 듯했다.

'헤븐 캔 웨이트' 외에 곡을 추천해 달라고 하자 그는 '널' 수록곡 '스윗 릴리즈(Sweet Release)'를 꼽았다. 주니는 "진짜 좋다. '헤븐 캔 웨이트'를 만든 친구(pac odd)랑 만든 거다. 둘이서 '이거 진짜 좋은데'라면서 입버릇처럼 얘기한다. 앨범이 전체적으로 어두운 가운데, 이 곡은 사랑에 빠져서 설렘을 표현한 노래였다. 꽉 막힌 삶을 살다가 누군가를 만나서 달콤한 엔도르핀을 릴리즈한다는 내용의 기분이 좋아지는 노래다. 오히려 요즘 해피하게 사니까 세상을 그렇게 바라볼 수도 있다고 느낀다"며 미소 지었다.

싱글 발매에 이어 오는 13일에는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콘서트를 열고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국내에서 개최하는 첫 단독 콘서트다.

주니는 "믿기지 않는다. 해외투어를 시작할 때부터 꼭 한국에서 하고 싶었다"면서 "아끼고 존경하는 밴드 친구들과 함께 편곡·합주하면서 준비 중이다. 하고 싶은 곡이 너무 많아서 고르는 게 제일 어려웠다. 팬들이 듣고 싶어 할 것 같은 노래에 제가 부르고 싶은 곡과 신곡 등을 들려드릴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라이브 진짜 잘한다'. '공연이 너무 재미있다', '또 콘서트를 하면 꼭 와야지' 등의 말을 듣고 싶다. 해외투어하면서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인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솔직하고, 건강한, 오래오래 음악 할 수 있는 뮤지션이 되고 싶습니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한국에서도 음악뿐만 아니라 주니라는 사람도 더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유명해지고 싶어서가 아니라, 저와 같이 음악을 하는 분들, 믿고 서포트해주시는 분들이 조금 더 편하게 일할 수 있었으면 해서요. 제 모습을 더 보여드릴 수 있는 콘텐츠에도 나가고 싶어요. 그래야 더 오래오래 음악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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