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는 중국 시인이야”…中 최대 포털, 잇딴 항의에도 막무가내 생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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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저항시인 윤동주의 서거 80주기를 맞아 서경덕 교수가 중국의 윤동주에 대한 왜곡을 비판하며,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가 윤시인의 국적을 '중국'으로 표기한 것과 관련된 항의가 무시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의 역사 왜곡 현상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는 소수민족 독립에 대한 두려움과 중화주의 이데올로기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서 교수는 한국 정부가 이 같은 왜곡에 대해 강하게 항의할 필요가 있으며, 오는 3·1절에 윤동주를 제대로 알리는 다국어 영상을 공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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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윤동주 서거 80주기
생가에도 ‘중국조선족애국시인’ 표지석
서경덕 “中 왜곡 계속...정부, 강한 항의를”

윤동주의 국적을 ‘중국’이라 소개하고 있는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 백과사전. [서경덕 교수 SNS 캡처]

윤동주의 국적을 ‘중국’이라 소개하고 있는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 백과사전. [서경덕 교수 SNS 캡처]

16일 일제강점기 저항시인 윤동주(1917∼1945)의 서거 80주기를 맞아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윤시인을 자국인이라고 소개하는 중국측의 행태를 비판했다.

서교수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중국은 여전히 윤동주에 관한 왜곡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윤시인의 국적을 ‘중국’이라고 표기한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는 지난 5년간 꾸준히 항의 메일을 보낸 서 교수 측 노력을 외면했다.

중국 옌볜조선족자치주 룽징시에 있는 윤동주 생가 입구에는 ‘중국조선족애국시인’이라고 적힌 대형 표지석도 그대로다.

최근에는 지난 2023년 중국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윤동주를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독립 투쟁에 참여한 ‘조선족 애국 시인’이라고 소개해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서 교수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생가에서 만난 많은 중국 관광객은 윤동주를 중국 사람으로 여기고 있었다”며 “이제 한국 정부가 이 같은 왜곡에 대해 중국 당국에 강하게 항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오는 3·1절에 관련 다국어 영상을 공개, 국내외에 윤동주에 대해 제대로 알린다는 계획이다.

김치·한복에 김연아 까지...시주석은 2017년 트럼프와 회담때 “한국은 중국의 일부”

사진설명

윤동주 시인 말고도 비슷한 논란은 김치, 한복 등 문화유산부터 세종대왕, 김연아 등 유명인사와 관련해 종종 발생해 왔다.

과거 중국어판 위키피디아의 조선족 소개 페이지는 세종대왕, 윤동주 시인과 같은 역사적 위인이나 김연아 등 스포츠 스타의 사진을 별다른 설명 없이 조선족으로 소개한 바 있다. 위키피디아는 중국 정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편집이 가능하지만, 중국판인 만큼 중국 네티즌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중국 정부는 이미 지난 2011년 아리랑, 판소리, 씨름 등을 자국의 국가무형유산으로 공식 발표한 적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 그리 새삼스러울 일은 아닌 셈이다. 그들의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인식이 어떤지 간접적으로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중국은 2010년대 이후 대학을 중심으로 이 같은 시각을 담은 서적들을 대거 간행하고 전문 인력도 배출해 같은 내용을 심화 반복해 왔다. 이는 과거 일제식민 사학자들에 의한 단군신화 후대 창작설을 강화하고 단군신화의 내용이 중국신화의 아류일 뿐이라는 논리로 확대되고 있다.

이렇게 보면, 지난 2017년 1기 재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회담 후 “한국은 사실 중국의 일부였다더라”라고 말해 파문이 일었던 사건이 단순 해프닝은 아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시각은 비단 시주석 한사람에게 국한 되는 건 아니다. 예컨대, 1921년 중국의 국부(國父)라는 쑨원도 “한국은 중국의 속국이거나 속지였는데 외국 때문에 중국이 주권을 상실했다”고 연설한 기록이 있다. 이는 곧 중국 사회를 이끄는 지도층들이 예나 지금이나 한반도를 어떤 눈으로 보고 있는지 시사해준다.

中이 가장 두려워 하는 건 소수민족들의 독립

사진설명

중국이 역사와 문화를 곡해하는 배경에는 소수민족 독립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크게 자리한다고 볼 수 있다.

중국 전체인구 중 소수민족이 차지하는 비중은 9%가량에 불과하다. 하지만 5개 자치구를 포함한 각 소수민족들이 차지하는 지역은 중국 전역의 60%가 넘는다. 만약 이들이 독립하게 된다면 중국 영토는 반토막 나버리게 된다.

중국 입장에서는 갖은 혼란과 분열을 겪게 되고 국력도 크게 줄게 되니 민감해할 만은 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정치적 목적을 위한 역사 왜곡이나 심각한 인권탄압이 정당화되는 건 아니다.

중화주의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이 추진하는 각종 공정의 이데올로기적 뿌리에는 중화주의가 존재한다. 19세기 아편전쟁 이후 겪었던 치욕을 중국은 지금도 매우 분해한다. 이제 힘이 생겼으니 주변이 모두 자신의 세력권에 속한다는 세계관에서 중화문명의 유구함과 중화민족의 위대함을 만천하에 드러내고 옛 지위와 영광을 되찾겠단 것이다.

세상의 모든 이치를 자국 중심으로 파악하는 중화주의로 역사와 문화를 변조하고 여기에 지나친 애국주의 교육이 더해지니 주변국과의 마찰이 빚어지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이 정말 대국이라면 주변국을 존중하고 국제사회도 공감할 수 있는 역사 해석과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대국다운 책임 있는 태도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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