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식 추기경 "교황 방북 성사? 북한 자세에 달려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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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 맞아 방한…3일 기자간담회
"北에 사제 상주하면 교황 방북 빨라질 것"
한국 추기경 추가 임명에 긍정적 입장
"내년 서울 세계청년대회 순조롭게 준비"

  • 등록 2026-07-03 오후 12:33:41

    수정 2026-07-03 오후 12:33:41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레오 14세 교황의 방북 실현 가능성은 북한이 어떤 자세를 갖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이 3일 서울 광진구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열린 방한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이 3일 서울 광진구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열린 방한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름 휴가를 맞아 한국을 찾은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은 3일 서울 광진구 한국천주교주교회의 4층 강당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교황께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무엇이든 준비하겠다는 뜻이 있다”면서 교황의 방북 가능성을 이같이 밝혔다.

유 추기경은 “레오 14세 교황이 선출됐을 때 과거 한국을 방문한 경험도 있는 만큼 교황께서 남북과 한반도를 위해 무엇인가 할 것이라는 역마이 강하게 들었다”며 “기회가 될 때마다 이런 말씀을 드렸고, 교황께서도 자신도 그렇게 되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다만 유 추기경은 교황의 방북이 성사되기 위해선 북한에 최소 2명의 사제가 상수해야 한다는 개인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유 추기경은 “지금 북한엔 개신교 복목사, 불교 스님, 러시아 정교회 신부님도 있지만 가톨릭교회의 주교, 신부, 수녀는 한 명도 없다”며 “북한 외교관 중 가톨릭 신자들도 신앙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북한에 2명의 사제만이라도 상주할 수 있다면 교황의 방북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유 추기경은 “북한의 문이 조금이라도 열려 교황의 방북이 성사될 날이 빨리 오길 바란다”며 “이 일은 저에게 주어진 일이기도 하며, 제 꿈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이 3일 서울 광진구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열린 방한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이 3일 서울 광진구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열린 방한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유럽 순방 기간인 지난달 14~15일 바티칸을 찾아 교황에게 방북을 요청하기도 했다. 유 추기경은 “이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후보 시절부터 교황에게 메시지를 전달해왔다”며 “교황께서도 최근 바티칸에서 이 대통령과의 만남을 언급하며 ‘휴가 때 한국에서 대통령을 만나게 되면 인사를 전해달라’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교황과의 면담에서 한국 추기경을 추가로 임명해달라고 요청한 것에 대해선 “정확한 때에 잘 말씀하셨다”고 평가했다. 유 추기경은 “교황께서 지난해 추기경을 새로 임명하지 않아서 곧 추기경을 새로 임명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추기경이 누가 될지는 발표가 나기 전까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년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앞둔 만큼 한국인 추기경 임명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레오 14세 교황은 교황청과 한국 교회가 공동을 준비하고 있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위해 내년 8월 방한 예정이다. 유 추기경은 “다음달 교황청 최고 책임자가 한국을 찾아 안전 문제 등을 확인하고, 9월엔 이번 대회를 위해 전 세계 관계자 300명이 모이는 회의를 준비 중”이라며 “전 세계 청년들이 한국에서 희망과 용기, 아름다운 추억을 가져가는 대회가 될 수 있도록 차질없이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이 3일 서울 광진구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열린 방한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이 3일 서울 광진구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열린 방한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청년 세대의 탈종교화에 대해선 “교회가 젊은이들의 목소리와 마음에 먼저 귀 기울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 추기경은 “사람들이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난다’고 하는데, 반대로 ‘교회가 젊은이들을 떠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교회에 젊은이가 온다면 이들을 어떻게 이용할지 궁리할 것이 아니라, 이들이 어떤 마음이고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를 먼저 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유 추기경은 한국인 최초의 교황청 장관으로 대전대교구에 재직 중이던 2021년 6월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으로 발탁됐다. 이듬해인 2022년 한국인으로는 네 번째로 추기경에 서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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