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도 챗GPT도 없던 시절 … 미래를 실험한 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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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전시·공연 유튜브도 챗GPT도 없던 시절 … 미래를 실험한 예술가 미디어아트 선구자 린 허쉬만 리슨 개인전관객 선택에 결말 바뀌는 영상이용자와 교감 나누는 챗봇…60년간 '나는 누구인가' 탐구내년 2월까지 서울시립미술관 린 허쉬만 리슨의 '사이버로베르타'. 웹사이트에 접속해 원격으로 머리를 돌리고 시선을 제어할 수 있는 인형을 통해 감시와 관음증, 신체의 확장을 시각화한다. 서울시립미술관 화면 속 AI 챗봇이 사람과의 대화에 반응하며 눈썹을 찌푸리고, 관객은 리모컨으로 방 안에 갇힌 주인공의 운명을 선택한다. 작가는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내밀한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오늘날 온라인에서 익숙하게 접하는 장면이지만, 미국의 미디어 아티스트 린 허쉬만 리슨은 수십 년 전부터 이를 예술로 실험했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열리는 '린 허쉬만 리슨: 나의 [나]들'은 미디어아트의 선구자로 꼽히는 리슨의 아시아 첫 미술관 개인전이다. 회화와 사진, 조각, 미디어 설치, 영상, 아카이브 등 200여 점을 통해 1960년대부터 최근까지 60여 년에 걸친 작업 세계를 조망한다. 인터랙티브 영상과 AI 챗봇, 게임적 서사 등 새로운 기술을 일찌감치 예술에 끌어들인 작가의 실험을 만날 수 있다. 작가의 작업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에서 출발한다. 비디오와 레이저디스크, 인터넷, AI를 거쳐 최근 유전공학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그는 이를 예술의 재료로 삼아왔다. 대표작 '로나'(1979~1984)는 관람객이 이야기의 전개에 개입하는 인터랙티브 미디어 작품이다. 당시 새롭게 등장한 레이저디스크 기술을 활용했다. 주인공 로나는 광장공포증으로 집 안에 머물며 전화와 TV를 통해서만 바깥세상과 소통한다. 관람객은 리모컨으로 로나의 선택에 개입하고, 36개의 시퀀스를 따라가며 서로 다른 결말에 도달한다. 로스앤젤레스로 이주하거나 TV를 향해 총을 쏘거나 자살을 하는 등 관객의 선택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진다. 넷플릭스가 2018년 선보인 인터랙티브 영화 '블랙 미러: 밴더스내치'보다 수십년 앞서 관객 참여형 서사를 완성한 셈이다. 전화와 TV에 의존해 세상과 연결되는 로나의 모습에서는 스크린을 매개로 타인과 소통하는 현대인의 고립감도 엿볼 수 있다. AI와 인간의 관계를 탐구한 작업도 눈길을 끈다. '에이전트 루비'(1998~2002)는 생성형 AI가 등장하기 훨씬 전에 제작된 웹 기반 챗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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