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5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재추진하겠다고 나선 이수페타시스(007660)가 52주 저가로 내려앉았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유증 증권신고서를 퇴짜 맞은 지 7거래일 만에 정정신고서를 내고 2차전지 소재 기업 제이오(418550) 인수의지를 재차 밝히면서다. 다시 불거진 유증 쇼크에 투자자들은 소액주주연대를 통해 반발하는 등 갈등이 커지는 모양새다.
사진=이수페타시스 소액주주연대 제공 |
12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이수페타시스는 전거래일 대비 13.52%(3300원) 내린 2만1100원에 마감했다. 장중 2만10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주가 급락세는 이수페타시스가 전일 장 마감 후 이차전지 소재 기업 제이오의 지분 인수를 위한 55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추진 의사를 재차 밝히면서다. 이수페타시스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신규 주식 수는 총 발행 주식 수의 약 31.8%에 달한다.
이수페타시스가 5500억원 규모의 유장증자에 나선 것은 제이오 인수가 목적이다. 30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기판 제조업체인 이수페타시스가 이차전지 소재 기업을 인수하려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이수페타시스는 지난달 8일 유증 계획을 처음 밝혔으며 이후 주가가 급락했다가 2일 금감원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한 이후 주가가 일부 회복했으나 이번 결정으로 다시 하락했다.
금감원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수페타시스는 정정신고서를 통해 유증 일정을 연기함과 동시에 제이오 인수 배경 및 의사결정 과정을 밝혔다. 정정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이수페타시스는 “PCB 제조 단일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당사의 특성 상 단일 사업 영위에 따른 실적 변동 리스크는 상존하는 상황”이라며 “제이오 인수 이후 공동 연구를 통해 PCB 성능 개선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설명했다.
이수페타시스가 다시 유상증자 추진에 나선 것을 놓고 소액투자자의 반발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차전지 소재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 회사의 성장성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이수그룹은 이수페타시스 최대 주주인 이수의 유상증자 참여율을 100%에서 120% 초과 청약으로 상향 조정하는 등 ‘당근’을 내놓았지만 통하지 않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주주행동 플랫폼 등을 통해 의견을 모으며 유상증자 반대 의사를 강하게 주장하는 중이다. 특히 금감원의 정정 요구 및 소액주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재추진 의사를 밝힌데 분노하는 모양새다.
이수페타시스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이데일리에 “의결권 확보를 위해 사측에 주주명부 열람을 청구한 상태”라며 “제이오 인수 과정에서 주주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을뿐더러 지금도 대화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