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재 한국투자연구원
현재 유가 안정 착시효과
유전 가동중단 장기화 땐 재가동 장담못해
WTI 120달러 시대 뉴노멀 될수도
이란전 조기 종전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석유가격 추가 급등은 물론 더 나아가 ‘석유 부족’ 사태에 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재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선에서 비교적 안정된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착시효과일 뿐 향후 공급부족 가능성이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전쟁이 조기 종식되지 않고 다음달 중순까지 이어질 경우 중동 지역 유전·가스전이 재가동이 어려운 상황이 되는 것도 문제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충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란전 시작 때부터 전쟁의 장기화와 유가 불안정 문제를 계속 경고해왔다. 그는 “전쟁 시작 후 장기간 가동되지 않은 유전이 어떤 상태인지에 따라 WTI 가격이 정해질 것”이라며 “4월이 넘어서 전쟁이 마무리되면 올 여름엔 석유 부족 사태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중동 유전과 가스전이 재가동된다고 하더라도 정상화 과정에서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릴 지 예측이 되지 않고 있다. 전례 없던 일이기 때문이다. 당분간 석유 공급 측면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지난 20일 기준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37.82달러로 같은기간 94.1달러에 거래된 WTI 수준과 가격 격차가 크다. 에너지 의존도가 큰 한중일은 두바이유 가격에 영향을 더 받기 때문에 석유가격 급등의 파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WTI가격도 향후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 한중일 뿐만 아니라 국제 금융 시장에 미치는 여파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연구원은 “이란전이 장기화되면 WTI가격이 두바이유 수준으로 올라갈 수도 있다”면서 “미국에서 생산한 원유를 아시아권으로 수출하는 과정에서 관세, 물류비용 등을 감안해 두바이유 가격까지 WTI 가격이 올라가게 된다”며 “이 경우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예측과 대응이 어려워지는 재난적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란전 발발 후 신재생 에너지 업종 등에 대한 투자 기대감이 크다. 하지만 문제는 석유를 대체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때문에 WTI 120달러 선이 뉴노멀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 연구원의 전망이다. 그는 “석유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지역은 캐나다·베네수엘라인데 이들 지역 손익분기점이 유가 120 달러 수준이다”라며 “사태 해결 후에도 세계 각 국이 유전 투자를 하고, 석유 비축량을 늘리면 이 손익분기점이 국제 유가 뉴노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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