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내란 혐의) 수사 권한이 없다고 생각하면 경찰은 수사 권한이 있다. 경찰이라도 출두해서 조사받겠다고 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 전 의원은 2일 YTN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양쪽 진영으로 갈라져서 극심하게 분열하는 국민한테 ‘이러지 마라. 내가 죄가 있으면 내가 수사받고 죗값을 치르겠다.’ 이렇게 말씀하셔야지. 좀 너무 정상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날 윤 대통령이 관저 앞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친필 사인이 들어간 편지를 전달,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힌 것을 두고는 “태극기 시위대 보고 체포영장 발부 막아달라고 선동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국민의힘 지도부가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과 국회 몫의 헌법재판관 임명에 모두 반대한 것과 관련해 “당 지도부나 당이 이 문제에 대해서 갖고 있는 입장 자체가, 생각 자체가 굉장히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헌법재판관 임명하지 말라 그러는데 그중에 두 분이 오는 4월 18일 임기가 끝난다”며 “(남은) 6명 중에 1명이라도 반대하면 (탄핵안) 인용이 안 되는 구조다. 그 구조가 윤 대통령의 탄핵이 기각되는데 굉장히 가능성을 키운다, 이렇게 계산하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모든 사태의 출발 자체가 헌법을 파괴한 계엄이었다”고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헌법재판관 2명을 임명한 것에 대해서는 “불가피한 조치였다.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임명을 안 하고 방치하면 정치 불안이 굉장히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그게 제가 늘 걱정하는 경제 안보 위기, 우리 대외 신인도나 국가 신인도의 저하 이런 쪽으로 확산되기 때문”이라며 “경제 관료를 했던 사람으로서 그분이 충분히 그런 걱정을 할 만한 상황이라고 본다. 잘했다”고 설명했다.
진행자가 권영세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여권 인사들의 ‘광화문 국민’, ‘아스팔트 우파’ 등 표현을 언급하며 “이런 보수 세력에 자꾸 어필할까. 당도 그렇고, 윤 대통령도 그렇고”라고 묻자 “점점 쪼그라들고 망하는 길로 가는 것”이라고 유 전 의원은 답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진짜 혁신하고 변화를 통해서, 특히 건전한 보수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어 가기에는 갈 길이 정말 너무 아득하게 멀다”며 “늘 개혁보수를 주장해왔던 사람으로서 최근 상황에 대해 당이 도대체 갱생할, 다시 살아날 희망이 있냐. 그런 점에서 굉장히 안타깝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