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 소음 커 … 인근 직장인 "회의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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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 소음 커 … 인근 직장인 "회의도 못해"

입력 : 2026.05.29 17:58

6·3 지방선거 현장 가보니
현장 소음 최대 100㏈ 육박
인근 주민 "대화 안통할정도"
유세차 소음 사전규제만 있어
경찰 현장제재는 사실상 손놔
전문가 "선거운동 기간 늘려
과도한 소음유인 자체 줄여야"

사진설명

29일 서울 강북구 한 백화점 앞 광장에선 6·3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선거 유세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광장 중심의 유세차를 중심으로 선거운동원과 지지자들 수백 명이 모였고, 선거운동 노래가 울려 퍼졌다. 이어 후보자와 후보자 소속 정당 관계자들이 유세차에 올라가 마이크를 쥐고 지지자들에게 연설하며 투표를 호소했다.

백화점을 방문한 한 시민은 "선거철만 되면 마이크 연설 소리와 골목골목 지나다니는 유세차로 소음에 시달린다"며 "이곳은 학교 옆이라 학생들이 많은 곳인데, 수업 중에 소음 문제로 불편을 많이 호소한다"고 말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막바지로 접어들며 유세차의 확성장치(스피커)로 인한 소음에 시민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유세차에 부착하는 확성장치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현장 소음 측정은 이뤄지지 않고, 선거 유세 로고송 소음 데시벨(㏈)은 아예 제재 대상에서 빠져 있어 시민들은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25일 서울 영등포역 인근 유세 현장의 소음을 측정해 보니 몰려든 인파 뒤에서 측정했음에도 최대 100㏈에 육박했다. 특히 한 국회의원이 마이크를 쥐고 연설하며 특정 내용을 강조하는 순간에는 소음이 더욱 치솟기도 했다. 인근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유 모씨(30)는 "유세 현장 소음으로 직장에서 업무 중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느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선거 유세 소음 피해가 잦아들지 않는 것은 소음 규제 방식이 '현장 중심'이 아닌 '사전 승인'에 초점을 두기 때문이다. 선거운동 소음은 집회시위법이 아닌 공직선거법으로 규제하는데, 집회시위법이 현장 소음을 즉각 제재하는 것과 달리 공직선거법은 관련 서류를 사전에 제출받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시·도지사선거 후보자의 경우 자동차에 부착되는 확성장치를 정격출력 40㎾(킬로와트)에 음압 수준 150㏈로 제한한다. 전투기 이착륙 시 발생하는 소음이 약 120㏈인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기준은 주변 시민들의 일상생활에 불편을 끼칠 수밖에 없다.

소음 기준 적용 범위가 확성장치에만 해당하는 점도 문제다. 소음 기준 대상인 차량·휴대용 확성장치는 사전에 관련 서류 제출이 필요한 점과 달리, 선거 유세 로고송이 송출되는 녹음기·녹화기는 소음 규제 대상이 아니어서 소음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확성장치와 녹음기·녹화기 사용은 선거운동 기간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로 제한하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일일이 선거운동 현장을 모두 쫓아다니기에는 제약이 있고, 정격출력 소음 측정은 기술적으로 수일이 걸려 각 선거 유세 현장을 제재하기에 어려움이 있어 사전 서류 제출을 통한 확성장치 승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면서 "특정 지점이 아닌 장소·방향과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소음이 평균 기준을 초과하면 인증 제출 당시 장치가 맞는지 확인해 볼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선거 유세 소음은 선관위 관할이기 때문에 경찰이 개입할 수도 없다. 경찰청이 지난 13일 마련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112신고 대응 지침'에 따르면 단순 소음 관련 112신고는 "1390번(선관위) 또는 중앙선관위 홈페이지를 통해 신고 가능함을 안내하라"고 명시돼 있다.

임성호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우리나라는 짧은 선거운동 기간에 유세가 집중되다 보니 소음 민원이 많다"며 "선거운동 기간을 조정해 유세 현장에서 과도한 소음이 발생할 유인 자체를 줄이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별도의 선거운동 기간 없이 후보자들이 1~2년 전부터 자신을 알릴 수 있어 유세차 등의 사용은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조병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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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강북구의 한 백화점 앞에서 6·3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유세가 진행되면서 유세차의 소음으로 인해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특히 유세차의 확성장치 소음이 100㏈에 육박하는 사례도 발생하며, 현행 공직선거법이 소음 규제를 사전 승인 방식으로 제한하고 있어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선거운동 기간을 조정하여 과도한 소음을 줄이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으며, 미국처럼 장기간의 선거운동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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