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영-송하, 내달 국내 첫 협연
“둘 다 코다이 잘맞아 바로 선택”
맏언니 최하임도 웨일스서 활동
“저도 언니에 대해서 똑같은 걸 얘기하려 했는데 어떻게 하지?”(웃음)
첼리스트 최하영(27)과 바이올리니스트 최송하(25). 20대 ‘현악 자매’가 처음으로 함께 국내 무대에 선다. 올해 롯데콘서트홀 인하우스 아티스트로 선정된 최하영이 4월 30일 여는 시리즈 첫 무대에서다. 1부에선 최하영의 솔로를, 2부에선 듀오 무대를 펼친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입상자 자격으로 벨기에 5개 도시에서 듀오 연주 중인 두 사람과 12일 화상 인터뷰를 가졌다. 최하영은 2022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첼로 부문에서 우승하며 ‘첼로 퀸’으로 등극했다. 최송하는 2024년 이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 결선에 올랐고 2023년 몬트리올 국제콩쿠르에서 바이올린 부문 2위와 최고 소나타상, 캐나다 작품 최고 공연상, 청중상을 받았다. 두 사람은 나란히 독일 베를린 한스아이슬러 음대에 다니며 ‘종종 옷도 바꿔 입고’ 살았지만, 최근 최하영이 스페인 마드리드 소피아 왕립음악원 최고연주자 과정에 입학하면서 떨어져 지내게 됐다.자매가 이번 국내 무대에서 호흡을 맞출 곡은 코다이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2중주’와 모차르트의 2중주 K423이다. 최송하는 “코다이는 둘 다 성향에 잘 맞는 작곡가여서 바로 골랐다. 헝가리 민속 악기의 특징도 있고 두 악기의 가능성을 많이 보여 드릴 수 있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모차르트의 2중주는 원곡이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곡인데 비올라 파트를 첼로로 편곡한 악보를 사용한다.
두 사람은 서로 ‘즉흥성, 순발력’을 장점으로 꼽았지만, 협주곡 연주에서도 자기만의 카덴차(솔리스트가 혼자 기교를 발휘하는 부분)를 사용하는 등 고유한 색깔을 짙게 내보이는 편이다. 최송하는 언니에 대해 “이런 해석도 가능하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해준다. 자기만의 소리를 찾아가는 과정이 존경스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최하영이 동생에 대해 “관객을 사로잡는 힘이 남다르다. 딴 생각이 안 들게 한다”고 하자, 최송하는 “저는 언니 연주는 긴장돼서 못 보는 편”이라며 웃었다. 관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들려주고 싶어 늘 새 곡을 찾는 점도 서로의 공통점으로 꼽았다.
자매의 맏언니인 최하임(29)도 바이올리니스트다. 지난해부터 영국 웨일스의 악단인 ‘신포니아 컴리’ 리더로 활동하고 있다. 컴리(cymru)는 웨일스를 뜻하는 웨일스어다. 두 동생은 “세 자매 무대도 꼭 마련하고 싶은데 바이올린 두 대와 첼로를 위한 레퍼토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이번 무대 1부에서 최하영은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3번과 펜데레츠키의 ‘지크프리트 팜을 위한 카프리치오’를 연주한다. 17세기 작곡가 가브리엘리의 ‘리체르카르’는 바로크식 악기와 현을 사용한다. 올해 롯데콘서트홀 인하우스 아티스트 두 번째 공연은 11월 26일 최하영과 피아니스트 요아힘 카르의 무대로 열린다.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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