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유럽 빌트인 가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에너지 효율을 앞세운 빌트인 AI 가전으로, LG전자는 유럽 전용 빌트인 패키지와 초프리미엄 브랜드 'SKS'를 앞세운 이원화 전략으로 승부를 걸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이탈리아 밀라노 법인 쇼룸에서 현지 주요 미디어와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가전 기술 세미나 '더 브리프 밀란'을 열고 고효율 AI 가전을 소개했다. 회사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에너지 효율을 중시하는 유럽 소비자 특성에 맞춰 세탁·건조기, 주방가전의 절감 성능과 스마트싱스 기반 'AI 절약모드'를 강조했다.
세탁가전에선 유럽 에너지 소비 효율 기준 A등급 제품군을 전면에 세웠다. '비스포크 AI 세탁기'는 세탁물 무게와 종류, 오염도를 AI가 감지해 최적 코스로 세탁하는 'AI 맞춤세탁+' 기능을 갖췄다. A등급보다 에너지 사용량을 65% 더 줄인다는 것.
스마트싱스에 연결해 'AI 절약모드'로 작동할 경우 최대 70%의 에너지를 추가 절감할 수도 있다. '비스포크 AI 건조기'와 일체형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도 A등급을 충족했다. 절약모드를 작동하면 건조기는 최대 20%를 절약할 수 있다. 콤보는 세탁 기준 최대 60%, 건조 기준 최대 30% 에너지 절감 효과를 낸다.
유럽 주거 공간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빌트인 디자인을 갖춘 주방가전도 선보였다. 이번 행사에서 공개한 '후드 일체형 인덕션'은 유럽 에너지 효율 A+ 등급을 지원하는 신제품이다. 인덕션 중앙에 후드를 넣어 조리 중 발생하는 연기와 냄새를 제거하도록 설계됐다. '비스포크 AI 식기세척기'는 유럽 에너지 효율 A등급보다 20% 더 높은 절감 성능을 갖췄다.
냉장고 제품군에도 효율·공간 활용성이 강조됐다. '비스포크 AI 냉장고 1도어'는 '스페이스 맥스' 기술을 적용해 콤팩트한 외관을 유지하면서도 387L 용량을 확보했다. 메탈 소재와 'AI 정온' 기능으로 냉기 보존과 온도 변동 최소화를 내세웠다.
'빌트인 상냉장·하냉동(BMF) 냉장고'는 최대 298L 용량을 제공한다. AI 절약모드를 사용하면 최대 15%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도 21.5형 대형 터치스크린과 내부 카메라 기반 'AI 비전' 기능을 갖췄다.
LG전자도 밀라노에서 열린 '유로쿠치나' 무대를 통해 유럽 전용 'LG 빌트인 패키지'를 처음 공개했다. 오븐, 인덕션, 냉장고, 식기세척기를 하나로 묶은 종합 주방가전 솔루션을 선보인 것이다. 이는 본고장인 유럽 프리미엄 빌트인 시장을 노린 제품군으로 꼽힌다.
유럽은 1920년대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계기로 빌트인 주방이 보급된 이후 글로벌 빌트인 가전 시장의 본고장으로 자리를 잡았다. 전체 시장 가운데 약 40%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이번 패키지는 공간 효율과 에너지 성능을 중시하는 유럽 고객 수요를 반영해 구성됐다. 오래된 주택과 구시가지 비중이 크고 상대적으로 주거 공간이 협소한 유럽 시장 특성을 고려해 20인치대 제품군을 구성했다.
좁은 공간에서도 편리하고 안전하게 쓸 수 있도록 힌지·방열 기술을도 강화했다. 가전과 가구장 사이 여백을 최소화하고 돌출부를 줄인 '심리스' 디자인을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전체 구매뿐 아니라 이사나 리모델링을 할 때 단계적 교체도 가능하도록 설계헸다는 특징도 있다.
LG전자는 이 패키지에도 AI 기반 효율 기능을 대거 탑재했다. 식기세척기엔 'AI 센스클린' 기능이 들어가 디지털 탁도 센서로 오염도를 분석한 뒤 물 온도와 헹굼 횟수, 세제량 등을 자동 조절한다. 냉장고엔 'AI 프레시' 기능을 적용해 사용 빈도가 높은 시간대에 맞춰 온도를 선제적으로 조절하도록 했다. 회사는 식기세척기와 냉장고가 유럽 에너지 효율 최고 등급 A등급을 웃도는 에너지 성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와도 결이 다소 다르다. LG전자는 이번 'LG 빌트인 패키지'와 초프리미엄 빌트인 브랜드 SKS를 함께 앞세우는 '듀얼 트랙' 전략으로 유럽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북미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30인치 이상 SKS 제품군을 유럽으로 확대하고 1인 가구·맞벌이 부부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패키지 제품군을 기반으로 고급 주택 건설사·다세대 주택 개발사 등 B2B 고객 공략에도 속도를 낸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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