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국채 30년물 年 4.564%
한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美 30년물도 두달만에 5%대
미국과 이란 간 충돌이 재점화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치솟고 있다. 물가 상승 우려가 다시 커지고 한국은행의 추가 긴축 가능성까지 부각되면서 채권시장 전반에 매도 압력이 확대된 것이다. 이 같은 여파로 초장기 국고채 금리는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21일 한은에 따르면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이날 오전 연 4.564%까지 올라 30년물 국채가 처음 발행된 2012년 9월 이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날 기록한 최고치인 연 4.520%를 하루 만에 다시 갈아치우며 4.5%대를 이어갔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3.867%, 10년물 금리는 연 4.328%를 기록했다. 오전에 각각 연 3.897%, 연 4.365%까지 오르면서 한 달여 만에 최고치를 썼지만 오후 들어 소폭 하락했다. 특히 올 들어 단기물보다 초장기물 금리가 더 가파르게 오르면서 장단기 금리차가 벌어지고 있다.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연초 연 3.255%에서 이날 오후 연 4.564%로 130.9bp 뛰었다. 같은 기간 3년물 금리는 2.935%에서 3.867%로 93.2bp 올랐다.
물가가 계속 오르면 미래 돈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장기채를 보유하는 대가로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한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질수록 장기 국채 금리는 오르는 것이다.
강태수 한국경제인협회 특임연구위원은 "국고채 30년물 금리가 급등하는 것은 일종의 경고 신호"라면서 "특히 장기 금리가 더 오른다는 것은 한 차례 금리 인상만으로는 시장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충분히 잡지 못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7월에 이어 8월에 기준금리를 연속 인상할 수 있다는 우려도 국채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달 16일 신현송 한은 총재는 향후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앞으로 있을 몇 차례 회의가 모두 '라이브 미팅'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함준호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전 한은 금융통화위원)는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 여건과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에 따른 기간 프리미엄 상승도 장기 금리를 밀어올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내총생산(GDP) 등 경기 지표가 예상보다 좋아지고 있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도 장기채 금리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기간 프리미엄이란 투자자가 만기가 긴 채권을 보유할 때 금리 변동과 물가 불확실성 등을 감수하는 대가로 요구하는 추가 수익률을 의미한다.
미국에서도 장기 금리 상승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경제가 성장률과 고용 등 주요 지표에서 견조한 흐름을 보이면서 물가를 낮추기 위한 긴축 기조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어서다.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20일(현지시간) 전 거래일보다 4.35bp 오른 연 5.113%를 기록했다. 지난 5월 20일 연 5.123% 이후 약 두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로이터통신은 중동 전쟁 재격화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이 물가 고착화 가능성을 잇달아 경고하면서 미국 국채 30년물 금리가 다시 5%를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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