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상업발사 한 번 실패했다고 멈추지 않아… 올가을 재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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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 인터뷰
“가능한 목표부터 달성” 원칙 지켜
실패 원인 ‘연소관 조립체’ 수정
자체 위성 싣고 한빛-나노 재발사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가 지난해 12월 한빛-나노 첫 상업발사 실패 후 소회를 밝혔다. 사진은 4월 중순 경기 화성시 동탄 소재 우주발사체연구소에서의 김 대표. 이노스페이스 제공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가 지난해 12월 한빛-나노 첫 상업발사 실패 후 소회를 밝혔다. 사진은 4월 중순 경기 화성시 동탄 소재 우주발사체연구소에서의 김 대표. 이노스페이스 제공
“창업 직후부터 돌아보며 우리의 방식이 과연 맞았을까, 되짚어 봤습니다. 그 방식이 맞다고 결론내렸기에 올해 다음 발사를 위해 달려 나갈 수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23일 첫 상업 발사에 나선 이노스페이스의 우주발사체 ‘한빛-나노’는 이륙 30초 후 기체에 이상이 생겨 발사에 실패했다. 국내외 이목이 집중된 만큼 실망도 컸을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를 4월 중순 경기 화성시 동탄 소재 이노스페이스 우주발사체연구소에서 만났다.

발사 실패 후 사실상 처음으로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김 대표는 의외로 자신감을 내비쳤다. 민간 발사체가 첫 발사에서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다는 사실에 안주하지 않고 그가 지금까지 헤쳐 온 전 과정을 차분히 돌아보며 나름의 답을 찾았기 때문이다.

앞서 김 대표가 말한 ‘방식’은 창업 전부터 세워둔 그만의 원칙이다. 2017년 4월 전 직장을 퇴사한 뒤 그해 9월 창업하기까지 5개월, 혼자 시뮬레이션을 거듭했다. 엔진 소재부터 원가, 시장 점유 시점까지 역산한 끝에 낸 결론은 하나였다. 국내 투자 환경에서 받을 수 있는 자금 안에서 달성 가능한 최소 목표를 가장 빠르게 달성하자는 것이다.

김 대표는 “스페이스X처럼 모든 것을 내재화하려면 최소 1조 원대 자금이 필요하고 해외 대형 투자를 받으면 탄도미사일 적용 기술 특성상 해외 기업으로 전환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국내 기업으로 발사체 사업을 하기 위해선 이 방법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의 원칙은 발사 실패 앞에서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23일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이륙한 한빛-나노는 30초 만에 폭발했다. 브라질 현지에서 연소관 앞쪽 마개를 교체·재조립하는 과정에서 밀봉 부품이 제대로 압착되지 않은 것이 원인이었다. 인도·브라질 고객사 위성 5기와 비분리 실험용 장치 3기 등 총 8기 탑재체가 함께 사라졌다.

폭발 직후 김 대표는 고객사를 가장 먼저 찾아가 사과했다. 또 다음 발사에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가장 먼저 찾아와 사과한 것에서 고객사들이 신뢰를 느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빠른 대응 덕분에 위성 고객사 모두 계약을 유지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해외 발사체 기업들이 부분 성공을 자축하곤 하는 것과 달리 “서비스 목적에서는 분명히 실패했다”고 진언하며 “대표로서 (첫 도전을) 실패라고 인정하면서도 임직원들의 노력을 알아주고 싶었던 두 마음 사이 갈등이 가장 힘들었다”고 떠올렸다. 3분기 예정된 재발사에선 문제가 된 연소관 조립체 소재와 설계를 바꾼다. 우주항공청 발사 허가 후 브라질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재발사 준비와 함께 사업 확장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과학 실험·기술 검증에 특화된 준궤도 로켓 ‘새빛’을 공개했고 오는 7월 브라질에서 초도 비행시험을 진행한다. 이달 7일 신설한 위성사업부는 자체 개발한 소형 위성 이노샛-0를 3분기 한빛-나노 재발사 때 탑재할 계획이다. 국내 민간 발사체 기업이 위성 개발부터 발사·운용까지 직접 수행하는 첫 사례다. 향후 지상국과 연계한 통신·데이터 서비스까지 더해 일괄 서비스 체계로 확장할 계획이다.

발사장 인프라도 선제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이노스페이스는 현재 브라질·호주·포르투갈 등 3곳을 확보했고 아랍에미리트(UAE)와도 협의 중이다. 발사 성공 직후 발사장이 한 곳뿐이었던 미국 우주기업 로켓랩이 연 5, 6회에 묶여 있다가 버지니아에 추가한 뒤에야 연 20회로 늘어난 것을 반면교사로 삼았다. 국내 민간 발사장까지 더하면 2028년 연 60회 발사 역량을 갖추게 된다. 실제로는 2028년 연 10회 이상 발사로 손익분기점(BEP)을 넘기는 것이 목표다.

기술 차별화는 엔진 조합에 있다. 1단 하이브리드 엔진과 2단 액체 메탄 엔진을 조합해 가격 경쟁력과 고객 맞춤 미션 대응을 동시에 잡는다. 김 대표는 “두 종류 엔진을 모두 개발한 소형 발사체 기업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상업 발사에 성공하면 갖춰둔 인프라를 통해 빠르게 발사 횟수를 늘릴 수 있다”며 “그게 지금까지 손실을 감수하면서 투자해 온 이유”라고 했다. 이노스페이스는 통신·데이터·영상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우주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조가현 동아사이언스 기자 ga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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