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새 항공기 구매를 늘리는 동시에 노후 항공기를 잇달아 처분하고 있다. 당장 비용이 더 들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새 항공기 중심으로 기단을 편성하면 연료 효율이 높아지고, 정비비 부담은 줄어든다. LCC는 유상증자와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자금을 확보한 뒤 추가로 항공기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하반기 신규 항공기 26대 추가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 진에어 등 국내 LCC 9개사는 연말까지 총 26대의 신규 항공기를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들여온 항공기 9대를 포함해 올해 총 35대를 도입하는 것이다. 국내 LCC의 신규 항공기 도입 대수는 2024년 22대, 지난해 29대, 올해 35대로 해마다 늘고 있다.
LCC는 주로 신형 엔진과 최신 설계 기술이 적용된 기종을 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기종과 비교해 연료 효율과 운영 효율이 높기 때문이다. 보잉 737-8과 에어버스 321네오·330네오 등이 대표적이다. B737-8은 기존 B737-800 대비 연료 소모량이 약 20% 감소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LCC 맏형인 제주항공은 올해 B737-8 4대를 신규 도입했고 연말까지 3대를 더 들여온다. 통상 항공기는 구입 후 8·10·12년 주기로 대규모 중정비가 이뤄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 비용은 점차 늘어난다. 제주항공이 2018년 구매한 항공기 3대를 8월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첫 번째 대규모 중정비 이전에 판매해 잔존가치를 최대한 높게 평가받겠다는 전략이다.
티웨이항공(트리니티항공)은 올초 B737-8 3대를 새로 도입했고, 하반기 A330-900 등을 들여와 호주 유럽 미주 등 장거리 노선 운영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진에어도 최근 B737-8 2대를 도입했으며 하반기에 A321네오를 최대 5대 도입하기로 했다. 이스타항공은 하반기에 B737-8 3대를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실탄 마련에도 총력
항공업계에서는 LCC가 사업 초기엔 저렴한 노후 항공기를 들여와 몸집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면, 최근엔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항공유 가격이 오르면서 연료 효율이 더욱 중요해졌다. 항공사들은 리스료와 정비료, 항공유 등을 대부분 달러로 결제하는데 최근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면서 이들 비용을 줄여야 하는 부담이 더 커졌다. 신규 항공기는 초기 정비 비용이 낮은 데다 가동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LCC는 신규 항공기를 도입하기 위해 자금을 확보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올 3월 73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했다. 최대주주인 소노인터내셔널이 구주주 물량(2685만 주)의 100%를 청약하며 256억원을 출자했다. 확보한 자금은 재무 안정성 제고와 신규 기재 투자, 중·장거리 노선 확대에 투입될 전망이다.
이스타항공도 지난해 세 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주주인 VIG파트너스로부터 694억원을 조달했다. 제주항공은 비핵심 자회사 및 계열사 자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올 2월 정보기술(IT) 자회사 AK아이에스 지분 전량을 모그룹 AK홀딩스에 약 433억원에 매각했고, 5월에는 호텔 사업을 계열사인 마포애경타운에 540억원에 넘겼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고효율 기재 포트폴리오 구축 능력이 앞으로 LCC 체급 경쟁을 판가름하는 척도”라며 “신규 항공기 확보에 따른 단기적인 재무 부담은 풀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송준영/신정은 기자 ss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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