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박씨입니다…한국소주 매력 뉴질랜드에 알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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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리사 박(왼쪽)·브렌트 박 부부가 ‘박가네 소주’를 소개하고 있다.  정소람 기자

라리사 박(왼쪽)·브렌트 박 부부가 ‘박가네 소주’를 소개하고 있다. 정소람 기자

“뉴질랜드에선 ‘소주’라고 하면 일본에서 건너온 파티용 술이라고 오해하는 사람이 많아요. 한국 소주만이 가진 진짜 매력을 현지에 제대로 알리고 싶었습니다.”

뉴질랜드 와이너리인 ‘볼캐닉 힐스 와이너리’의 브렌트 박(Brent Park)·라리사 박(Larissa Park) 대표는 최근 서울 광장시장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한국 소주는 와인처럼 다양한 음식과 페어링해 즐길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뉴질랜드 북섬의 대표적 관광도시 로토루아에서 와이너리를 운영해 온 이들 부부는 2024년 ‘박가네 소주(Park Family Soju)’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현지에서 선보였다.

브렌트 대표는 “와이너리 인근에 한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로토루아 스카이라인 전망대가 있어 한국인을 접할 기회가 많았다. 여행 중에도 소주를 직접 챙겨 와 마실 정도로 자국 술에 깊은 애착을 보이는 모습이 무척 흥미로웠다”고 회상했다.

양조가로서 호기심이 발동한 부부는 직접 소주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다만 한국의 전통적인 쌀 발효 방식을 그대로 쓰는 대신 자신들의 장기를 살렸다. 와인을 양조할 때 추출하는 알코올 증류액을 베이스로 삼고, 뉴질랜드 청정 암반수와 마누카 꿀을 더했다. 그 결과 은은한 브랜디의 풍미가 감도는 독특한 ‘퓨전형 소주’가 탄생했다. 라리사 대표는 “평생 이어온 와인 비즈니스를 소주라는 새로운 장르와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싶었다”며 “와인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재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했다는 점도 뜻깊다”고 했다.

부부의 성씨인 박은 한국 성이 아니다. 스코틀랜드 성씨다. ‘파크(Park)’가 한국의 대표 성씨인 박씨와 발음이 비슷해 브랜드 이름을 ‘박가네’로 지었다. 한국 전통 소주병의 외형을 차용한 병엔 정갈한 한글 라벨을 붙였다. 브렌트 대표는 “수많은 테이스팅 끝에 풍부한 바디감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20% ABV(알코올 도수)로 정했다”며 “출시한 지 몇 년 되지 않았지만, 와이너리에서만 매년 5000병가량 판매될 정도로 인기”라고 했다. 뉴질랜드 젊은 층은 소주를 데킬라처럼 샷으로 마시는 ‘파티 드링크’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데, 박가네 소주를 접한 뒤 한국 소주의 매력을 재발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에 한국을 찾은 이유는 뉴질랜드 현지에 제대로 된 소주 페어링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생굴, 돼지고기 요리 등에 소주를 곁들이는 한국 식문화에 깊이 매료됐다”며 “한국식 프라이드치킨과 삼겹살을 현지에서 직접 맛보니, 한국인이 왜 그토록 소주를 찾았는지 단번에 이해하게 됐다”고 했다. 부부는 이날도 자신의 브랜드와 이름이 같은 광장시장의 식당 ‘박가네 빈대떡’을 찾아 빈대떡, 육회, 냉면 등 다양한 시장 음식과 소주의 페어링을 체험해봤다.

향후 뉴질랜드 현지 유통을 넘어 한국으로 제품을 ‘역수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라리사 대표는 “한국인에게 우리 소주를 선보일 때마다 흥미로워하는 모습을 보며 큰 보람을 느낀다. 한국을 다시 찾는 행복한 명분을 만들고 싶다”며 미소 지었다.

정소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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