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인접 낙후 주거지
구릉지 특화 단지로 구현
‘현황용적률’ 첫 인정 사례
분양 가구수 58세대 늘어
서울역에 바로 인접했지만 경부선 지상 철도로 인한 동서지역 단절 등으로 주거환경이 낙후된 서울 용산구 33번지 일대가 2714가구 규모, 최고 39층의 대규모 주거단지로 재탄생한다.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위해 새로 도입한 ‘현황용적률 인정’ 제도가 처음으로 적용된 재개발 사례다.
서울시는 지난 26일 제12차 도시계획위원회 정비사업 수권분과위원회를 열어 현황용적률 인정 기준을 처음 적용한 ‘용산구 서계동 33번지 일대 주택정비형 재개발사업’ 안건을 수정 가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시는 지난 9월 26일 2030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주거환경정비사업 부문) 고시를 통해 이미 조례용적률을 초과한 건축물이 많아 사업성이 떨어지는 지역을 대상으로 현황용적률(현재 건축물대장상 기재된 용적률)을 기준용적률로 인정해 사업성을 개선하는 제도를 시행했다.
대상지인 용산구 서계동 33번지 일대는 기본계획 고시 전에 이미 정비계획안을 마련해 주민공람까지 마쳤지만, 서울시와 입안권자인 자치구 간 신속 협의 등을 통해 고시 두 달 만에 현황용적률 인정 기준을 적용한 안건이 이번 심의에 올랐다고 시는 설명했다.
서계동 33번지 일대는 현황용적률 인정으로 기준용적률이 상향돼 현행 조례용적률을 초과한 건축물이 많아 현저히 떨어졌던 사업성을 개선할 수 있게 됐다.
구체적으로 제1종일반주거지역(전체 구역면적의 49.88%)에서 현황용적률을 적용받아 기준용적률이 당초 150%에서 190%로 40%포인트 완화됐다.
전체 구역 평균으로 보면 기준용적률이 약 27%포인트 상향돼 분양할 수 있는 세대수가 공람안과 비교해 2053세대에서 2111세대로 58세대 늘게 된다. 조합원 1인당 추정분담금은 평균 약 3200만원 감소할 것으로 시는 추산했다.
용도지역 또한 지역 특성과 주변 개발 여건 등을 고려해 제1종·제2종(7층)·제2종주거 등에서 제2종·제3종·준주거 등으로 상향됐다.
서계동 33번지 일대는 서울 도심 진입부에 위치한 서울역에 바로 인접한 주거지임에도 경부선 지상 철도로 인한 동서지역 단절,구릉지 단차로 인해 서울역의 활력이 대상지 일대까지 미치지 못했다. 그간 주거환경 노후화, 단절된 보행·차량 동선 등으로 주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정비계획안에 따라 서계동 33번지 일대는 2714가구(임대 603가구 포함) 규모, 최고 39층의 대규모 주거단지로 탈바꿈한다.
보행과 활동이 집중되는 만리재로와 청파로에 공원을 각각 배치하고 단지 내 입체 보행로를 만들어 쾌적한 보행 환경을 마련한다.
최고 40m에 달하는 지형 단차를 고려해 보행약자의 이동 편의를 높이고자 단지 내 엘리베이터와 경사로 등도 확보한다.
동서와 남북 녹지 보행로가 교차하는 단지 중앙마당은 주민의 휴식 공간이자 남산 조망 명소로 조성할 예정이다. 급경사로 끊어진 좁고 열악한 도로를 정비해 청파로에서 만리재로까지 이어지는 동서 지역의 교통체계를 연결한다.
서울역 일대의 미래 변화를 고려해 하부에는 청파로변 공원을, 상부에는 도서관을 입체적으로 배치함으로써 주민을 위한 문화여가시설도 확충할 계획이다.
아울러 시는 대학생과 청년 주거 안정을 위한 공공기숙사를 계획했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실장은 “서계동 일대는 서울역에서 가장 가까운 주거지임에도 제1종일반주거지역, 구릉지 등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사업성이 낮아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현황용적률 인정 제도로 첫 단추를 끼운 사업이 탄력을 받아 서울 도심의 대표 주거단지로 조성되도록 향후 절차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