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을 비우는 건 평생의 화두" 76세 수묵화 거장의 뺄셈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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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전시·공연 "욕심을 비우는 건 평생의 화두" 76세 수묵화 거장의 뺄셈 철학 현대 수묵화 대가 김호득 아트사이드 갤러리 개인전 '-빼고 또 빼고-'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겼다는 말은 그에게 결코 과장이 아니다. 5년 전에는 아예 붓을 놓았다. 폐암을 비롯한 여러 질병이 그의 호흡을 짓눌렀고, 호흡이 불안정해지자 그림은커녕 살아 있는 것 자체가 버거웠다. 호흡이 멈추면 죽는 것이니까. 자주 사용하던 소셜미디어도 전화도 끊으며 모든 사회적 관계를 접었다. 그러다 점차 호흡을 되찾고 지난해 인왕산이 보이는 서울 통의동 아트사이드 3층에 몇 점을 걸자 사람들이 말했다. "김호득, 아직 안 죽었네. 살아 있었구나." 이는 그의 생존을 확인하는 말이자 그의 필획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감탄사였다. 바로 그 아트사이드 갤러리에서 현대 수묵화 대가 김호득(76)의 재기를 완전히 알리는 개인전이 열린다. 지하 1층부터 1층, 3층까지 전관에 걸쳐 그의 신작 23점을 펼쳐 보인다. 3층 전시장에서는 그림 10여 점을 캔버스 틀 없이 벽에 건 대형 설치물이 폭발적인 기운으로 생동한다. 폭포, 2025, 광목에 먹, 161.3×84.5㎝. 아트사이드 ◆ 뺄셈이라는 화두 이번 전시의 제목은 '-빼고 또 빼고-'다. 글자 앞뒤로 붙은 빼기 기호(-)는 그 의미를 한층 강조한다. 그는 스스로 이 제목을 붙이고는 무릎을 쳤다. "한번 뺐다고 해서 끝이 아닙니다. 빼고 또 빼고를 반복해야 한다는 뜻이지요. 죽을 때까지. 평생의 화두로 삼아야 합니다." 이처럼 '빼기'가 끝없는 진행형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그는 일상에서 깊이 체험했다. 5년 투병 중 그는 지난 삶을 돌아보며 반성과 성찰의 나날을 보냈다. "나 자신이 욕심이 많았구나. 그래서 육체의 병도 생기고 마음의 병도 생겼구나." 영남대에서 오랜 세월 제자들을 가르친 그는 직설적인 말로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었던 기억들도 떠올랐다. 이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정갈하게 마음을 정리했다고, 스스로 도(道)를 찾았다고 생각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5년 만에 다시 붓을 들었을 때, 그림이 너무 잘되고 필묵이 막 살아 움직이는 것 같자 마음 깊은 곳에서 다시 욕심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죽음을 눈앞에 두었던 것이 언제였냐는 듯이 말이다. "도는 쉽게 통하는 게 아니구나. 욕심을 버렸다고 말하면서도, 결국 인간은 끝까지 욕심을 완전히 버릴 수는 없는 거구나." 이번 전시실을 채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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